최근 AI 미니드라마가 문화콘텐츠업계의 거대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자본이 앞다투어 몰리고 플래트홈마다 시장 선점에 나서는 가운데 일부 매체는 AI 미니드라마가 ‘기존의 영상산업을 뒤흔들 것’이라며 ‘누구나 감독이 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호언장담한다. 하지만 한걸음 물러서서 랭정하게 바라본 AI 미니드라마의 실상은 다소 민망한 수준이다. 요란한 소문에 비해 실속은 없으며 콘텐츠 제작과 비즈니스모델 그 어느 쪽에서도 아직 이렇다 할 실질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콘텐츠 제작 면에서 볼 때 AI 미니드라마가 가진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기술적 결함이 아니라 오히려 ‘창의성의 부재’에 있다. 현재 시장에 나온 작품들을 살펴보면 고전로맨스, 오피스물, 미스터리추리, SF 액션에 이르기까지 소재와 캐릭터 설정, 스토리 전개가 기존의 배우 중심 드라마가 쓰던 문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미 수없이 우려먹은 진부한 공식에 AI가 생성한 얼굴을 입혀 사람보다 어색한 몸짓으로 다시 구현해낸 것에 불과하다. 화려한 기술의 외피를 둘렀을지언정 알맹이의 진부함까지 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AI가 화면을 능률적으로 만들어낼 수는 있어도 전에 없던 신선한 이야기를 창조할 수 없다는 점은 미니드라마에 있어서 특히 치명적이다. 세로 화면 시청이라는 특성상 미니드라마는 스크린 수준의 시청각적 충격을 추구하지도, 복잡한 미장센을 요구하지도 않으며 의상이나 소품 역시 정교함과는 거리가 멀다. 미니드라마의 핵심 경쟁력은 어디까지나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강렬한 감정적 도파민에 있다. 그러나 이는 ‘주어진 명령의 수행’에만 특화된 AI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령역이다.
결국 작품의 질적 향상이 없이 제작기간만 무작정 단축하는 것은 아무 의의가 없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는 진부한 이야기라면 아무리 빠르고 많이 복제해낸들 산업에 그 어떤 가치도 더할 수 없다.
상업모식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AI 미니드라마는 지금까지 기존 드라마와 차별화된 독자적인 수익경로를 개척하지 못했다. 그저 전통적인 트래픽 배분, 브랜드 협찬, 사용자 유료결제 등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모델들이 나름의 효과는 있을지언정 AI 미니드라마가 가진 기술적 우위를 활용해 새로운 소비모식을 창출하거나 부가가치를 더하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결국 AI 미니드라마는 비용과 능률성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기존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이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에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신중히 따져볼 문제이다.
결과적으로 AI 미니드라마의 요란한 소문과 빈약한 실상은 ‘기술의 진보가 곧 콘텐츠 질의 업그레이드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해묵은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력사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도약할 때마다 기대와 우려, 희망과 불안이 교차했고 ‘기존 패러다임의 전복’이라는 거창한 구호도 늘 있어왔다. 그러나 력사가 거듭 증명하듯 기술은 도구일 뿐 콘텐츠의 깊이를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인간의 몫이다.
문화산업의 핵심은 시종일관 ‘창의성’에 있다.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고 시장에서 승리하는 작품들은 기술이 아니라 창작자가 삶과 인간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며 느낀 깊은 리해와 표현에서 탄생한다. 그 작품이 어떤 기술로 제작되였는지는 결코 본질이 아니다. AI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그 AI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인간’이다. 따라서 지금의 민망한 정체기를 벗어나기 위해 정성을 쏟아야 할 곳도 결국 ‘사람’이다.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명확히 정립하지 못한다면 업계를 촉촉이 적셔줄 단비는 결코 내리지 않을 것이다.
중국문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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