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는 관광으로 '왕래, 교류, 융화' 촉진 시범도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연변박물관을 핵심기지로 삼아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확고히 수립하는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
‘탕! 탕! 탕!’
지난 6일에 찾은 연변박물관 1층 체험장, 먹물의 은은한 향이 가득한 이곳에서 한 학생이 한지에 정성스레 물을 축인 뒤 솜방망이로 탁본판을 가볍게 두드리고 있다. 잠시 후 한지 우로 발해국시대의 력사유적이 선명하게 살아나자 사방에서 탄성이 터진다. 바로 옆에서는 전통악기 장단에 맞춘 상모돌리기가 한창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관람객들의 활기찬 에너지가 공간을 가득 채운 이곳은 박제된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가 뜨겁게 교차하는 ‘살아있는 박물관’의 풍경이다.
우리 주는 관광으로 ‘왕래, 교류, 융화’ 촉진 시범도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연변박물관을 핵심기지로 삼아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확고히 수립하는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정적인 전시공간에 머물렀던 박물관은 이제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느끼고 춤추는 ‘살아있는 문화공간’으로 진화하며 문화와 관광 산업의 융합 발전을 이끌고 있다.

박물관에 마련된 무형문화유산 체험구역.
◆유물에 ‘온기’를 입히다
연변박물관은 우리 주가 추진하는 ‘1핵8익’ 전역 체험구 건설의 핵심축이다. 연변에 터를 잡고 살아온 여러 민족이 어떻게 소통하고 융합하며 중화민족이라는 거대한 테두리 안에서 살아왔는지를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히 엮어내는 중추역할을 맡았다.
최근 박물관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핵심전시의 대대적인 개편이다. 새로 선보인 중화민족공동체의식 확고히 수립 연변력사문화 진렬은 1400여점의 문물과 방대한 사료 그리고 생생한 디테일의 장면 복원을 통해 연변이 중화민족의 다원일체 국면 속에서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대서사시처럼 펼쳐보인다.
전시의 생명력은 ‘해설’에서 완성된다. 박물관은 민족학, 력사학, 문화연구 등 분야의 전문가팀을 구성해 단순한 문물 설명문 수준에 머물던 해설사들의 해설원고를 ‘온기’가 느껴지도록 전면 재가공했다. 문물의 규격을 읊는 딱딱한 설명 대신 문물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와 문화교류의 흔적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여 관람객에게 전달하면서 해설을 듣는 것 자체가 한편의 생생한 민족단결교양이 되는 셈이였다.
◆온몸으로 느끼는 몰입식 체험
박물관이 자랑하는 대목 가운데의 하나는 발해시대 력사이다. 발해가 중원지역의 전장제도를 전방위적으로 수용하며 여러 민족과 깊숙이 교류했던 력사적 사실을 박물관은 단순히 글로 보여주지 않는다. 복각된 발해유물을 직접 만져보는 고고학 체험, 사회교육과 관광을 결합한 ‘박물관에서 만나는 무형문화유산’, ‘무지개교실’ 등 다채로운 브랜드활동이 방학기간과 각종 명절 때마다 끊임없이 가동된다.
여기에 연변가무단, 연변군중예술관 등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손잡고 선보이는 ‘박물관에서 보내는 설날’, 민족가무공연 등은 박물관의 문턱을 낮추고 활력을 불어넣는 일등 공신이다. 이제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유물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전통문화의 맥박을 온몸으로 느끼며 깊은 정서적 뉴대감을 가지고 돌아간다.
“박물관은 더 이상 박제된 문물의 창고가 아니다. 안으로는 전국의 다양한 문화를 품고 밖으로는 연변의 멋을 알리는 ‘살아있는 소통의 광장’이여야 한다.”
연변박물관 허가강 부관장은 최근 연변박물관이 보여준 변화의 본질을 이렇게 요약했다.
“최근 몇년간 박물관은 운남, 신강, 상해 등 전국 13개 성(시, 자치구)에서 30개의 우수한 전시를 유치했다. 덕분에 우리 연변 주민들은 앉은 자리에서 중국 전역의 다채로운 력사와 무형문화유산의 매력을 만긱하고 있다. 반대로 연변의 전통복식과 장인정신을 담은 ‘례의아운’, ‘장심연운’ 같은 특별전은 광동, 절강, 운남 등으로 순회전시를 떠나 큰 호응을 얻었다. 문화교류라는 것은 이렇게 쌍방향으로 흘러야 생명력이 생긴다.”
허가강 부관장은 앞으로 디지털 기술과의 융합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 박물관은 공식 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방구석에서도 문물의 숨은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인터넷+박물관’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다.
◆안으로 품고 밖으로 넓히다
허가강 부관장의 말처럼 연변박물관은 지역적 한계를 뛰여넘는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각지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한편 외부 사회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해 ‘박물관 수학려행’, ‘문화탐방 레이스’ 같은 맞춤형 융합상품을 개발함으로써 관람객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공식사이트와 위챗공식계정 등을 적극 활용한 디지털작업은 성공적으로 박물관의 매력을 외부에 알리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발휘했다. 시공간을 초월해 언제 어디서든 연변의 문물이야기와 문화지식을 시각적으로 소비할 수 있게 되면서 박물관의 파급력은 오프라인공간의 한계를 훌쩍 뛰여넘었다.
단순히 오래된 물건을 지키는 방어적 공간에서 온 사회가 함께 문화를 즐기는 진취적인 공간으로 거듭난 연변박물관, 이곳에서 울려퍼지는 탁본판을 두드리는 경쾌한 소리는 전통과 현대가 가장 아름답게 어우러질 때 어떤 시너지가 나는지를 보여주는 기분 좋은 신호탄이였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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