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작가 전용선이 로신문학상을 수상했다.
로신문학상은 중국작가협회가 주최하는 국가급 상으로 중국의 대문호이며 신문화운동의 선봉인 로신 선생의 이름을 따서 제정, 이 상은 로사문학상, 모순문학상, 조우 극문학상과 함께 중국의 4대 문학상으로 손꼽힌다. 1996년에 제정된 이래 중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중 하나로 자리잡았으며 2014년부터 4년에 한번 선정하는 방식으로 조정되였다.
로신문학상은 중국 문학 각 분야의 최고 성과를 한자리에 보여줄 뿐만 아니라 수상 작품들을 통해 중국 현대문학의 생동감과 시대적 관련성을 깊이있게 드러내며 작가들의 창조적 기여를 권위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작가 전용선.
전용선은 1966년 흑룡강성 이춘시에서 태여나 북대황문공단 창작원으로 지냈고 《삼강석간》 신문사 기자로 근무하기도 했다. 34세가 되던해 꿈을 안고 북경에 진출한 그는 로신문학원과 북경영화학원에서 공부하며 늦깍이 작가로서의 길을 내딛었다. 주요작품으로는 장편소설 《독신자》, 《소화 18년(昭和十八年)》 등이 있다. 드라마창작에 큰 관심을 보여 《세월》, 《눈 속의 승냥이(雪狼)》, 《어머니》 등 드라마 씨나리오를 써냈다.
그러다 막상 그가 전국의 독자와 관중들에게 그 이름을 알린 건 첩보드라마 《낭떠러지》로였다. 드라마는 일본의 침략과 국민당의 횡포에 맞서 싸우는 공산당의 특공인원 주을(周乙)의 활약을 시종 팽팽한 긴장감 속에 사랑과 증오, 음모와 배신을 현념과 액션을 곁들인 프레임으로 그려내고 있다. 《낭떠러지》는 제18회 상해 TV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드라마 작가상을 수상했고 이 밖에 최우수 작품상, 녀우주연상 등을 휩쓸며 그해 중국 첩보물 최고의 드라마로 선정되였다.
그 후에도 전용선은 또 한편의 첩보영화 《낭떠러지 우에서(悬崖之上)》로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영화는 중국영화의 거장 장예모가 메가폰을 잡고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11억원이라는 억소리 나는 흥행수익을 올렸다. 이 작품은 지난 세기 30년대의 할빈에서 일제의 반인륜적인 생체실험을 폭로하고 그 증언자를 구출하기 위해 급파된 우리의 특공대 대원들이 구출작전을 펼치는 와중에 보여준 신앙과 희생정신을 구가했다.
금번의 수상작 《비밀》은 항일 녀영웅 조일만에 대해 새로운 문체로 조명한 중편소설이다. 전용선은 어느 날 정협문사자료에서 일본 전범 오노 타이지가 쓴 위만주국 시기의 《조일만 탈출 사건》 관련 회고록을 찾았고 그 디테일한 문서에서 감명을 받아 이 작품을 창작했다고 창작담에서 밝혔다.
요즘 TV를 켜면 온통 첩보드라마 열풍이다. 지난 세기 격동기의 년대를 현념과 스릴을 곁들인 프레임으로 그려내고 있는 이러한 작품들이 ‘중국드라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알린 영상물의 출현’이라고 관객과 평론가들은 이 쟝르의 출현을 반기고 있다.
전용선의 작품들은 이러한 풍토에서 태여난 경전 작품들이다. 전용선이 창작한 소설과 씨나리오중 상당수는 항일전쟁중의 실제 력사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이번 수상작의 주인공이 조일만이라면 오래전에 썼던 소설 《녀동생》은 ‘팔녀투강’중의 리더적인 인물인 랭운을, 《한사(恨事)》는 항일 명장 조상지를 다루고 있다. 십수년간 고수해온 현실주의 글쓰기에서 전용선은 “실제 인물과 사건을 토대로 기초를 다지면 상상력이 더욱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영웅들은 격동의 시대에 이 땅에서 피뿌리며 산화해갔다. 그 처절한 시간대를 전용선은 소설의 글발에서, 영화의 몽따쥬에서 보여주고저 했다. 소설과 스크린에서 사건과 배역은 바뀌지만 여러 쟝르가 보여준 시대와 성격과 자태는 의연하다.
항일소재의 작품은 전쟁서사의 범주에 속하며 서사의 각도, 미학적 경향에 따라 항일소재의 작품은 력사 지향, 영웅 지향, 반전립장 등 다층적이며 거시적인 파노라마의 차원을 펼쳐보인다. 전용선 등 작가들이 펴낸 쟝르작품들은 항전력사를 깊이 복원하는 동시에 동북 항일소재 특유의 서사 특징을 점차 형성하며 사회적 책임감과 기념의 정서를 표현해 보이고 있다. 글발과 영상으로 오늘의 풍토에 력사의 비석을 오롯이 경립하고 있다.
조선족문단에서도 한때 항일서사의 수작들이 적잖게 나타났다. 김학철의 《해란강아 말하라》, 리근전의 《범바위》, 김철의 장편서사시 《동틀무렵》, 김성휘의 장편서사시 《장백산아 말하라》로부터 필자의 졸저 《춘자의 남경》에 이르기까지…
근년래의 주선률 작품들은 대다수는 권위적 서사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거대한 력사 배경 속에서 전형적인 사건을 발췌해 서사를 전개하고 지역화된 스토리, 영웅 형상화, 특정된 공간 구축 등 서사 전략을 통해 주선률에 새로운 서사적 활력을 불어넣으며 사실주의와 랑만주의를 결합함으로써 정신적 신념의 지향성을 부각한다.
전용선의 일관된 창작은 신변 잡기 수준의 사소설창작에 천편일률적인 필봉을 기울이고 있는 조선족문단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체나 쟝르에서 해외문학(한국)의 틀에 기대여 미시적 소재에 어슷비슷한 작품들을 량산하고 있는 새로운 세대문학에 큰 계시를 주고 있다.
전용선의 책을 덮는 순간 독자들은 마치 장대한 려정을 거친 것 과도 같은 고단함과 더불어 중후한 감수를 받을 것이다. 이는 단순한 소설이나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린 ‘기억’이자 ‘근원’을 되찾는 경건한 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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