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아침, 주변 주택구역이 금방 하루를 시작할 무렵 주빙봉의 ‘은령리발소’는 이미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다. 항주시 소산구 성상가두 동양교사회구역 골목에 위치한 이 작은 가게는 화려한 간판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도 없지만 매일 리발하러 오는 로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벽면에 붙어있는 가격표가 한눈에 보인다. 60세 이상 로인이 리발할 경우 5원만 받고 최저생활보장, 저소득층 등 생활이 어려운 주민은 무료이며 거동이 불편한 주민은 방문봉사도 예약할 수 있다. 이 가격은 주빙봉이 직접 정한 것으로 9년 동안 그대로이다.
전기리발기가 윙윙거리며 작동하자 주빙봉이 정성스럽게 로인을 위해 귀밑머리를 다듬었다. 오래동안 일해온 터라 로인 단골손님들의 리발 수요, 헤어스타일 취향을 훤히 알고 있다. “돈보다 로인들이 집근처에서 편안하게 리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주빙봉의 말이다.
2017년, 주빙봉은 주동적으로 사회구역을 찾아 유휴공간을 리용해 저가리발소를 열자고 제안했다. 쌍방의 생각이 일치하자 사회구역은 재빨리 로인용 부대시설의 한 공간을 비워 ‘은령리발소’를 오픈하고 그를 운영자로 정했다.
가게 일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주빙봉은 매주 일요일마다 정해진 시간에 사회구역의 거동이 불편한 로인들을 찾아가 리발을 해주며 추가 비용을 받은 적이 없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리발소의 명성은 금세 널리 퍼져 다른 사회구역에서도 찾아오는 고객이 있었으며 이사를 가도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도 있었다.
오늘도 주빙봉은 정시에 ‘은령리발소’에 나타나 다년간 사용한 가위를 들고 환한 얼굴로 로인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주빙봉은 “가위를 들 수 있는 한 리발소의 문은 항상 열려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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