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이른바 ‘벽돌 키우기’가 새로운 취미로 떠오르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벽돌에 매일 두세차례 물을 뿌리며 이끼가 자라나는 과정을 기록한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1년 넘게 정성껏 키운 벽돌에는 푸른 이끼뿐만 아니라 작은 꽃과 고사리과 식물까지 돋아나 ‘자연의 랜덤박스(盲盒)’라는 별칭도 붙었다. 무의미해 보이는 이 취미가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리유는 무엇일가?
‘벽돌 키우기’의 가장 큰 매력은 별다른 비용이나 수고가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끼 포자는 공기중에 널리 퍼져있으며 습도와 온도 등 생장조건이 갖춰지면 다시 자라난다. 표면이 거칠고 구멍이 많은 벽돌은 수분과 먼지를 머금기 쉬워 이끼가 자라기에 알맞다. 한동안 물을 주지 않아도 이끼가 잠시 생장을 멈출 뿐 다시 물을 뿌리면 푸른빛을 되찾는다.
오래된 붉은 벽돌을 주어 24시간 동안 물에 담그었다가 용기에 놓고 매일 물을 두세번씩 뿌려주면 준비 끝이다. 한 네티즌은 돈이 들지 않고 공간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며 손이 거의 가지 않아 반려동물이나 다육식물보다 키우기 편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부담은 적지만 작은 변화에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다. 1년 넘게 벽돌을 키워온 북경의 한 애호가는 이끼가 새롭게 돋아나는 모습을 볼 때면 오랜 시간 공들인 일을 마친 것 같은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별한 목표나 결과를 바라지 않고 그저 변화를 지켜보는 과정 자체가 즐겁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젊은층의 정서적 욕구가 반영되여있다고 분석했다. 아이미디어 리서치(艾媒咨询)에 따르면 도시 청년의 60%가 장기간 정서적 불안과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수도의과대학부속 북경조양병원 신경과 주임의사 로명은 ‘벽돌 키우기’가 실질적인 가치와 관계 없이 정서적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벽돌에 조금씩 변화가 나타날 때마다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여 보상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상대방의 반응을 고려해야 하는 일반적인 대인관계와 달리 일방적으로 정성을 쏟으면 되는 취미여서 실패에 대한 부담도 적다고 덧붙였다. 최근 콘서트 관람과 랜덤박스 수집, 스트레스 해소 장난감 구매 등 정서적 만족을 위한 소비가 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서적 욕구를 자극하는 마케팅이 충동적이고 과도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조사에서 인터뷰 대상자의 절반 이상은 정서적 소비가 실제 가치보다 마케팅에 치중되여있다고 답했으며 소비 후 오히려 허탈감이 커졌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벽돌 키우기는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정서적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소비와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결국 중요한 것은 화려한 포장이나 상품 자체가 아니라 진정한 정서적 교감과 만족감이라며 앞으로는 관광과 여가오락 등 직접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소비와 믿을 수 있는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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