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 베이컨의 3부작을 1억 4000만딸라에 락찰받았던 세계적 미술 수집가 엘레인 윈이 지난 14일, 82세로 별세했다. 그의 죽음은 단순한 인물의 부고를 넘어, 미술시장 전반에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라스베가스 카지노제국 ‘윈 리조트’의 공동 창립자로 알려진 윈은 생전에 예술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블루칩 작품 수집에 열정을 쏟아왔다. 2013년 미국 뉴욕에서 락찰받은 프란시스 베이컨의 <루시안 프로이트의 세가지 연구>(1969)는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그 이름을 미술계 중심에 올려놨다.
그의 수집품은 마네, 조안 미첼, 루시안 프로이트 등 현대와 근대 회화를 아우른다. 라스베가스 벨라지오호텔에 위치한 벨라지오 미술관은 윈의 수집품을 중심으로 구성되였다. 호텔 내부에도 피카소, 마티스, 자코메티의 작품들이 전시되였다. 예술은 그에게 ‘가치 저장의 수단’이 아닌, ‘삶의 확장’이였다.
미술관 후원자로서의 행보도 두드러졌다. 윈은 2011년 라스베가스카운티미술관 리사로 합류해 2015년 공동 의장에 올랐고 피터 줌터가 설계한 신관 건립을 위해 5000만딸라를 기부했다. 그는 마이클 하이저의 야외 조각상 이전 비용을 직접 후원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적인 수집과 공공의 미술 후원이 교차하는 ‘현대적 수집가’의 표본으로 불렸던 윈의 죽음에 시장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주요 경매사는 윈의 유산이 향후 경매에 출회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엘레인 윈 수집품’을 둘러싼 물밑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몇년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온 수집품 가운데 하나인 만큼 향후 경매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그는 생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남긴 진짜 흔적이 호텔 이름이 아니라 예술이여야 한다면 그건 내가 세상과 련결된 방식이였다고 말해주는 증거일 거예요.”
한편 리조트측은 “엘레인 윈은 벨라지오, 미라지, 보 리바지 등 세계적 랜드마크를 설계한 선구적인 리더였다.”며 “그의 창의성과 경영 감각은 럭셔리 리조트의 기준을 새롭게 정의했으며 교육과 예술에 대한 헌신은 라스베가스를 넘어 미국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추모했다.
한편 이 그림의 저자인 영국화가 프랜시스 베이컨과 그림 속 인물인 루시안 프로이트는 모두 특별한 가문 출신이다. 이들은 20세기 표현주의 회화의 거장답게 수많은 화제로 미술사를 수놓았지만 성공까지의 려정은 판이했다.
베이컨은 방랑과 천식으로 굴곡진 세월을 보냈고 정규 교육도 받지 못했다. 독학으로 그림을 배워 30대 중반이 넘어서야 이름을 얻기 시작했다. 50세 이후에는 커다란 세폭짜리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그림 속의 얼굴은 대부분 뭉그러진 고기덩어리 같다.
독일 태생의 프로이트는 영국에서 미술을 정식으로 공부했다. 31세에 벌써 미술가 반렬에 들어섰으며 사람과 식물을 정밀하게 묘사해 극사실주의 화가로도 불렸다.
영국에서 만난 이들은 나이차이는 있었지만 서로 친했고 각자의 초상화를 그려주며 우정을 나눴다. <루시안 프로이트의 세가지 연구>는 베이컨이 50세 되던 해 그린 친구의 초상이다. 나무의자에 앉은 프로이트를 세폭에 나눠 담은 대작으로, 이딸리아, 프랑스, 일본으로 뿔뿔이 흩어졌던 것을 로마 수집가가 모았다고 한다.
이 그림이 비싼 리유는 무엇일가? 전문가들은 그가 그림 속 인물들의 머리를 분할해 그림으로써 피카소의 립체파 흐름을 20세기 후반까지 계승한 점을 높이 산다. 게다가 이 괴퍅한 화가의 작품수는 많지 않은 것도 가격이 비싼 리유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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