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길시에서 화룡시 숭선진으로 가는 음력설 귀향길은 언제나 설레임과 반가움이 반인 와중에 한편으로는 도중에 넘어야 하는 두 령길에 대한 걱정이 공존하는 시간이였다. 그런데 올해 설은 달랐다. 지난해 국경절부터 새롭게 개통된 G331 국도를 따라 핸들을 잡고 집으로 향하는 내내 반듯하게 펴놓은 비단 우를 달리는 듯한 순탄한 기분이였다.
“올 때 차창촌 령길로 오지 말고 남평진에서 G331을 통해 오너라. 지금은 촌민들이 거의다 그 길로 온단다. 조금 멀긴 해도 안전하고 편하단다.” 설에 귀향길에 오르는 나에게 아버님이 건넨 말씀이였다. 올해 귀향길은 정말 편해졌다. 예전에는 좁고 험한 령길을 걱정하면서 운전대에 힘을 줘야 했지만 지금의 G331은 탁 트인 시야와 안전하게 포장된 길 덕분에 피로감과 초조함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마음을 제일 놓는 분들은 부모님이였다. 귀향길에 오를 때마다 “길이 미끄럽지 않겠냐.”, “천천히 운전하거라.”는 잔소리를 달고 사셨는데 올해는 달랐다. “요즘 길이 잘 닦였다는데 천천히 오기만 하면 되니까 념려 말고 운전하거라.”는 말씀에 이 길이 단순한 관광도로를 넘어 산간마을 주민들의 일상과 안심까지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였다.
주로 관광업 발전을 위해 계획된 관광대통로지만 그 사회적 효과는 고스란히 귀향길에 오른 시민들의 가슴에 스며들고 있었다. 길이 좋아지니 부모님을 뵈러 가는 길이 더 이상 고된 려정이 아닌,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변경의 숨 막히는 절경을 구경하는 ‘작은 려행’이 되였다. 눈 덮인 산과 강이 어우러진 귀향길은 한편의 그림과도 같았다. 귀성길에는 아예 화룡 시내를 거치지 않고 G331 남평─백금─삼합 구간을 거쳐 연길시로 돌아왔다. 음력설기간이라 중도의 역참들은 영업을 하지 않는 듯 했으나 길가에 마련된 경관대는 수시로 리용할 수 있었다. 삼합구간의 한왕산성경관대에 잠시 차를 세우고 강건너를 바라보니 낯선 이국의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두만강을 따라 펼쳐진 이색적인 풍경은 단조로웠을 귀향길에 특별한 즐거움들을 더해주고 있었다. 예전에는 고향에 빨리 가야 한다는 조바심에 그냥 지나쳤을 풍경들이 지금은 오히려 귀향의 여유를 만긱하게 해주는 선물이 되였다.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 시작된 G331이 결국은 우리처럼 고향을 오가는 모든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운전대를 잡은 자식 그리고 그 자식의 안전운전을 마음속으로 응원하실 부모님. 이 G331이 단순히 빠른 길이 아닌,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는 따뜻한 마음까지 가까이 이어주는 ‘가장 따뜻한 길’이 되고 있었다. 눈 덮인 변경의 풍경처럼 올해 우리 가족의 귀향길은 순백의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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