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 김은희

2026-03-05 21:22:46

추리소설 《빅 슬립》은 미국 하드보일드소설(硬汉派侦探小说)의 대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탐정 필립 말로의 시각으로 전개되며 보기에는 단순해보이는 한 부자집 딸의 의뢰에서 시작되여 점차 마약밀매, 협박, 살인 등 여러 음모가 얽히는 이야기이다.

사설탐정 필립 말로는 작은딸과 얽혀있는 협박장을 처리해달하는 스턴우드 장군의 의뢰를 받는다. 장군의 두 딸은 각자 나름 대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골치덩어리들이다. 협박장을 조사하는 과정에 말로는 협박범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는 장군의 작은 딸을 보호하기 위해 뛰여다니지만 뒤이어 스턴우드 집안의 기사마저 시체로 발견된다. 이 일련의 사건은 얼마 전 애인과 도망쳐버렸다는 장군의 큰사위와 관련되여있는 것처럼 보인다. 말로는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고 곧 소문과 달리 장군의 사위가 사라진 일에는 다른 비밀이 얽혀있음을 눈치챈다.

챈들러의 글은 질감이 뛰여나며 불필요한 수식어 없이도 로스안젤스의 어두운 리면과 인간 본성의 복잡함을 잘 그려낸다. 축축한 밤비, 네온싸인 아래의 거짓말, 캐릭터들 사이에 숨어있는 날카로운 대화는 이야기에 랭혹한 긴장감을 불러넣는다.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추리요소외에도 인간의 욕망과 도덕적 곤경에 대한 탐구는 독자들로 하여금 말로와 함께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 쟝르소설의 차원을 넘어선 깊이와 매력을 느끼게 한다. 책 속의 몇몇 구절을 적어본다.

이렇게 깨끗하고 단정한 차림새에 면도까지 한 데다 술에 취하지도 않았으니 누가 좀 알아줬으면 싶었다. 그야말로 말쑥한 사설탐정의 모범답안 아닌가. 400만딸라를 만나러 가는 길이였다.

“겨우 그 돈을 벌겠다고 카운티내 경찰 태반의 미움을 사도 좋단 말인가?”

“저도 싫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사건을 맡았는 걸요. 먹고살려면 팔 수 있는 건 팔아야죠. 하늘이 내려주신 보잘 것 없는 배짱과 지능, 이래저래 들볶이면서도 의뢰인을 보호하겠다는 마음가짐 말입니다.”

이튿날 아침, 닭알과 베인컨을 먹으며 조간신문 세부를 모두 읽어보았다. 이번 사건에 대한 신문기사는 여느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진실에 접근했다. 화성과 토성 사이의 거리랄가.

《빅 슬립》은 레이먼드 챈들러가 처음으로 쓴 장편소설로 필립 말로가 등장하는 시리즈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사설탐정이라고 하면 보통 두가지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담배를 물고 의자에 앉아 손가락 끝을 맞대고는 머리속에서 정보를 조합하는 두뇌파 탐정과 중절모를 눌러쓰고 코트 목깃을 세운 채 담배연기를 뿜으며 어두운 길을 걸어가는 행동파 탐정이다. 전자의 대표주자가 셜록 홈즈라면 후자는 바로 필립 말로이다. 필립 말로의 등장은 미국 대중문화에 하나의 새로운 원형을 만들어낸 사건이였다. 늘 랭소적이고 비아냥거리며 남들과 어울리지도 않지만 의뢰인을 위해 기꺼이 위험에 몸을 던지고 약한 사람들에게는 의외로 다정한 일면도 보여주는,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남자. 그 후로 한마리 늑대 같은 사설탐정의 모습은 하드보일드쟝르의 필수 요소가 되였다.

하드보일드는 보통 폭력적이거나 위험한 사건을 랭정하고 건조하게 다루는 글을 가리킨다. 이러한 특성상 추리소설에서 크게 발전한 하드보일드 스타일은 미국 범죄소설의 한축으로 자리잡았다. 챈들러는 이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형태와 방식을 다듬어 완성한 대가라고 평가받고 있다.

챈들러의 특징으로 꼽히는 것중의 하나가 바로 독특한 문체이다. 챈들러는 10대 시절 영국에서 교육을 받았고 졸업 후에는 프랑스와 독일에서 언어를 공부했다. 또한 미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여러 매체에 랑만시와 수필, 평론 등을 발표했다. 챈들러 스타일이라는 뜻의 ‘챈들레스크’라는 단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특징적인 그의 문체는 하드보일드 쟝르를 완성한 토대가 되였고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수많은 독자들과 작가들이 그 문체에 매료되였다. 그중 한 사람이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이다. 챈들러를 향한 하루키의 애정은 대단하다. 하루키는 챈들러를 두고 자신의 영웅이라 부르면서 여러 매체에서 존경심을 표한 적 있다.

  이 책은 타임지 ‘100대 영문소설’로 선정되였으며 두번이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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