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다, 미발굴 유적지 찾는 ‘첨병’

2023-03-23 08:40:17

자률주행 자동차에 쓰이는 레이다 기술이 미발굴 유적지를 찾는 데서 ‘첨병’으로 각광받고 있는 모양새이다.

에스빠냐 산띠아고 콤포스텔라대학교 고고학과 연구팀은 최근 본국 북서부 갈라시아지역에서 5~7세기 중세시대의 거대 요새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요새는 해발 400메터에 축구장 14개 면적의 규모로 1.2킬로메터에 달하는 성벽, 30개의 석탑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과거 요새의 일부 건축물이 발견된 적이 있었으나 당시 고고학자들은 15~17세기 지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고고학자들이 년대 측정을 실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요새가 빽빽한 초목에 숨겨져 있어 착오를 일으켰다.

무려 10세기나 차이가 났던 에스빠냐 중세시대 요새 구축 시기를 바로 잡은 것은 공간측정기술인 레이다 덕분이다. 자률주행 차량에 주로 쓰이는 것으로 여겨지는 레이다는 고고학 분야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레이다를 활용하면 기존 10년이 걸리는 고고학 관련 조사를 1시간내에 할 수 있다. 2010년대 레이다가 본격 도입된 이후 500개 이상의 새로운 고고학 유적지가 발굴된 것으로 추산될 정도이다.

고고학분야의 혁명이라 불리우는 레이다는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발사하는 반복적 레이자로 공간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레이자는 물체에 부딪친 뒤 되돌아오는데 빛의 속력에 측정시간을 곱하면 왕복 거리가 계산된다. 이를 반복 측정해 주변 물체들을 립체적으로 인식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데이터를 함께 곁들이면 3차원(3D) 지도가 만들어진다.

지금의 레이다는 폭과 높낮이 정보까지 측정하는 더 세밀한 탐색이 가능하다. 더 촘촘한 눈금을 가진 자로 길이를 정확히 재는 것과 같다. 고고학자들은 이 촘촘한 눈금을 가진 자를 비행기나 헬리콥터, 드론에 달아 사용한다. 하늘에서 레이자를 쏘는 것이다. 수풀이 우거진 지역은 탐사가 쉽지 않다. 잎사귀가 레이자를 반사해버린다. 이 경우 초당 최대 수백만번의 레이자를 쏜다. 결국 잎사귀를 뚫고 지면에 닿았다가 반사되는 레이자들이 생겨난다. 이런 방법으로 육안으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고고학 유적지를 찾아낸다.

에스빠냐 연구팀 역시 이 방식을 통해 요새의 벽이 3세기 로마의 성벽과 비슷한 형태라는 것을 밝혔다. 요새의 벽은 2.5~4.5메터 두께로 이중벽돌 구조로 지어졌으며 내부는 흙과 자갈로 채워져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벽이 울창한 초목으로 덮여있음에도 레이다로 내외부 구조를 완벽하게 판별했다.”고 말했다.

레이다 기술은 1960년대에 개발됐다. 1970년대 유럽 고고학자들이 레이다를 탐사에 활용하려 시도했지만 당시 레이다는 물론 비행체의 기술수준이 낮아 활용하기 어려웠다. 당시 기술수준으론 레이자 발사가 초당 5000회 정도에 불과했다. 2010년대에 들어 기술수준이 높아지면서 레이다는 이제 고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실험도구가 됐다.

묵직한 성과들도 련달아 나오고 있다. 독일 고고학연구소 연구팀은 에스빠냐가 남미대륙을 정복하기 전인 지난 500년부터 1400년 사이 아마존에 존재했던 초기 도시를 발견했다. 1년중 몇달은 침수되는 아마존 저지대에서 과거 도시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였다.

  고고학분야 레이다 활용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침식이나 지진 등 자연적 영향외에도 인류에 의한 기후변화, 전쟁 등의 영향으로 고고학 유적지들이 빠르게 소실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고학자들은 레이다가 사라져가는 고고학 유적지에 대한 기록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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