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간부와 이웃들 덕분에 명절을 따뜻하게 보냈소”

2023-01-30 09:03:14

정월 초나흘날 아침, 훈춘시 경신진 이도포촌 정분녀(71세) 로인의 집에 들어서자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바깥과는 달리 푸근한 온기가 감돌았고 가마솥에는 뜨끈한 곰탕이 끓고 있었다.

“이번 설은 따뜻한 구들에서 딸과 손녀와 소탕이랑 떡이랑 먹으면서 잘 보냈소. 예전에는 구들골이 막혀 불길이 잘 들지 않고 냄새도 심해 한겨울에도 창문을 열어놓고 덜덜 떨며 지냈는데 지난 가을 지서기와 몇몇 촌간부가 찾아와서 온돌을 고쳐준 덕에 이번 설은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소.”

이웃이 가져온 찐방을 들고 있는 정분녀 로인.

해볕이 잘 드는 환하고 깨끗한 구들에 앉아 기자를 반갑게 맞아주던 정로인은 설 명절을 어떻게 보냈냐는 물음에 이와 같이 얘기하며 그동안 촌간부와 이웃들에게 고마웠던 점을 이것저것 터놓았다.

정로인은 대퇴골괴사에 척추마비까지 와서 하반신을 쓸 수 없는 지체장애인이다. 6년 전에는 남편까지 여의고 홀로 생활하고 있다. 집밖을 나가기도 어려운 처지에 구들골이 막혀도 고칠 엄두를 못내고 참고 지냈는데 촌주재 제1서기 지춘학이 이런 정황을 료해하고 몇몇 촌간부와 함께 로인의 집을 찾아와 막힌 재를 퍼내고 온돌을 새로 고쳐주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되였다고 한다.

대대에서는 명절이 되면 어김없이 쌀, 기름, 우유 등 먹을 것을 가지고 위문을 오는가 하면 겨울철이면 땔감을 가져다주고 눈이 오면 마당을 쓸어주는 등 홀로 지내는 로인을 살뜰히 챙겼다고 한다. 이웃들도 거동이 불편한 로인을 자주 찾아와보고 색다른 음식이 생기면 잊지 않고 가져다준다면서 가마목에 덥히고 있던 이웃집 한씨가 직접 만들어 가져온 찐빵을 꺼내보였다.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혼자 지낼 나를 그렇게 걱정했는데 요즘은 나라 정책도 좋고 촌간부와 이웃들이 관심해주고 보살펴주는 덕분에 혼자서도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오, 어디가서 이런 얘기를 하고 싶어도 나갈 수 없어서 답답했는데 얘기할 기회가 있어 감사하오.”라고 말하는 정로인은 눈물까지 글썽이였다.

가마솥을 닦고 있는 리인숙 로인.

정로인의 집에서 나와 빈곤해탈호인 김명용(83세), 리인숙(78세) 내외의 집을 찾았는데 간경화를 앓고 있다는 리인숙 로인은 10여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남편을 보살피면서 생활하고 있었다.

리로인은 촌의 도움으로 양로보험도 달마다 천여원 받을 수 있고 소사양 배당금도 일정 금액 받을 수 있어 먹고사는 데 큰 걱정이 없다면서 “설 전에 방조부축 단위와 대대에서 쌀, 기름 등을 가지고 위문을 왔고 설날에는 외지에 있는 자녀 대신 손자, 손녀들이 다녀갔다오. 손자, 손녀들이 집안에 ‘복’자도 붙혀주고 소고기도 가득 사다주어 잘 먹었소. 명절 때 잊지 않고 찾아 줄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급한 일이 생기면 촌간부나 이웃들과 얘기하면 인츰 해결해준다오. 어떤 때는 멀리 있는 자녀보다 더 든든하오.”라고 얘기했다.

이도포촌의 부녀주임 우효영은 이곳에는 총 500여가구 있는데 그중 빈곤해탈호는 약 10여가구가 된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촌의 장애인이나 빈곤해탈호 가정을 더 관심하고 이들의 어려움을 적극 해결해주면서 계속 정이 넘치고 살기 좋은 농촌 마을로 가꿔나갈 것”이라 밝혔다.

  글· 사진 김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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