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용기, 그 진솔한 고백 □ 김은희

2023-09-07 08:58:19

《안네의 일기》는 네델란드의 작가 안네 프랑크가 쓴 책이다.

이 책은 독일 출신의 소녀 안네 프랑크의 일기이다. 전쟁과 사춘기의 한복판에 서있었던 소녀, 안네는 1929년 독일 프랑트푸르트에서 은행가인 아버지 오토 프랑크와 어머니 메디트 사이에서 태여난 유복한 집안의 소녀였다. 1933년 히틀러가 정권을 잡으면서 안네의 집안은 네델란드로 망명했다.

일기는 안네가 가족, 동료들과 함께 독일 나치의 유태인 박해를 피해 은신처에 숨어 답답한 생활(1942년 6월—1944년 8월)을 하면서 쓴 것이다. 1942년, 안네는 생일선물로 받은 일기장에 ‘키티’라는 이름을 달고 자기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로 여긴다.

‘나 같은 사람이 일기라고 이렇게 쓰고 있으니 참으로 묘한 느낌이 들어. 내가 그동안 일기 쓰는 걸 전혀 모르고 살았기 때문이 아니라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나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어떤 사람도 열세살 난 녀자애의 내면세계 따위에 관심을 갖지는 않을 테니까.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일기 쓰는 게 참으로 즐겁고 마음속에 있는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는 이 자리가 너무나 좋아.’

사춘기면서 수다도 많고 감정기복도 많은 안네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미 어린아이도 아니고 웃음거리도, 응석받이도 아닙니다. 아직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지만 나 자신의 리상도, 계획도, 의견도 있습니다. 나의 심정을 잘못 리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넌더리가 납니다. 그래서 일기장을 대하게 됩니다. 나는 가끔 내가 기울인 노력의 결과를 보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으로부터 격려를 받고 싶을 뿐… ”

일기에는 사춘기소녀가 바라보는 전쟁에 대한 두려움, 부모님과의 갈등, 이성친구에 대한 고민, 가족에 대한 사랑, 자신에 대한 반성들이 생생하게 기록돼있다.

“남과 큰 싸움을 할 때 비로소 그 사람의 참모습을 제대로 알 수 있고 인격도 판단할 수 있다는 걸 말이예요.”

“사람은 아무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해도 쓸쓸할 때가 있잖아요. 그것은 사람이 누구에게 ‘단 한 사람’의 존재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정말 행복해지는 일, 그것 만큼은 스스로의 힘으로 이루어야만 해. 그건 ‘편함’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어. 행복은 노력과 선한 행위를 통해 얻는 거지 게으름을 피우거나 요행에 눈독을 들여서는 얻을 수 없어. 게으르게 사는 건 매력적으로 보이긴 하지. 그러나 만족감을 주는 건 노력이야.”

감명깊게 읽은 일기 속 구절들이다. 일기 속에서는 자기에 대해 탐구하고 고민하는 안네의 모습이 드러나있다. 그 당시 비참했던 안네의 삶과 그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안네의 생각의 흐름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었다.

과연 그의 일기는 어떠한 매력이 있기에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사랑받을 수 있었을가.

무엇보다 작가가 되기를 꿈꾸던 안네는 ‘은신처’라는 특수한 환경과 ‘사춘기’라는 보편적인 상황 속에서 겪어야 했던 다양한 감정과 고민들을 솔직하고 재치 있게 그려냈다. 더불어 전쟁과 죽음의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자기의 꿈과 자유를 갈망했다. 안네의 이러한 모습과 진솔한 고백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안네는 총성과 포탄소리에 놀라고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에 떨고 겁 많은 소녀였다. 하지만 때로는 전쟁과 대학살에 분개하고 자유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투사의 이미지를 가지기도 한다. 비참한 최후를 맞은 그녀는 오늘날 반전의 아이콘이 되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제2차세계대전이라는 광풍과 함께 사춘기를 보내는 청소년들이라면 누구나 겪는 질풍노도가 그녀와 그녀의 세계를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가족과의 갈등, 혼자라는 외로움, 오랜 은신생활에서 비롯된 불만과 지난 잘못에 대한 후회…

안네의 일기는 전세계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소녀의 특별한 이야기이자 사춘기에 들어선 소녀의 친근한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다.

전쟁과 사춘기의 한복판에서 들려주는 그녀의 진솔한 고백을 통해 우리는 세대와 국가를 초월한 진정한 가치, 희망과 용기를 가슴속 깊이 새길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점이 어른들로부터 그 한복판에 서있는 청소년들에게까지 사랑을 받아온 리유가 아닐가 싶다.

《안네의 일기》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가 다시 읽어봐도 깜짝 놀랄 만큼 훌륭하다. 열세살 소녀가 성숙하고 서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것을 매우 간결하면서도 세밀한 문장으로 옮겨났다. 련민과 유머가 넘치고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좀처럼 도달하기 어려운 자의식이 드러나있다. 이 작품은 순수하고 맑은 한 소녀의 령혼이 성장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아버지만이 가족중 유일하게 남아 안네의 일기를 출간한다. 비록 안네는 죽었지만 본인의 소망 대로 오늘날까지 인종을 넘어 전세계인의 마음속에 살아남게 되였다. 그 후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감동을 선사했다.

1947년, 네델란드어로 출판된 이후 지금까지 약 70여개 언어로 번역되여 전세계에 알려지고 여러편의 영화와 연극으로도 제작되였다. 《안네의 일기》는 세대와 인종, 언어를 초월해 우리의 필독서로 꼭 한번쯤은 읽어봐야 할 고전중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였다.

  •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

주소:중국 길림성 연길시 신화가 2호 (中国 吉林省 延吉市 新华街 2号)

신고 및 련락 전화번호: 0433-2513100  |   Email: webmaster@iybrb.com

互联网新闻信息服务许可证编号:22120180019

吉ICP备09000490-2号 | Copyright © 2007-

吉公网安备 22240102000014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