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회장 임기를 묻지 않습니다”

2023-12-07 15:56:08

청도 문단, 희망의 오아시스-2


련임하기로 하였던  제2임 리홍철 회장의 개인 사정 때문에 불시로 펼쳐진 회장 선거이다.

회장 후선인도 없고 회장 선거에 나선 사람도 없다. 문학적으로 크게 이름을 떨친 사람도 있고 참여와 봉사의식이 높은 사람도 있었으며 청도조선족작가협회의 증인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한 사람도 있는 상황에서 가능하게 반수 이상 득표자가 없어  2차 투표를 해야 할 것이라는 추측도 돌았다.

그러나 투표결과는 명랑했다. 리문혁(1966년생)씨가 압도적으로 득표하여 청도조선족작가협회 제3임 회장에 당선된 것이다.

고향이 흑룡강성 오상인 리문혁은 흑룡강성 오상사범대학 조선언어학부를 졸업, 1993년도에 청도에 진출하였다.  1983년 《장백산》 잡지에 <교정의 종소리>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하였고 지금까지 수십편의 작품을 각종 간행물에 발표하였다. 올해에는 그가 창작한 노래 <정다운 내 고향>이 연변텔레비죤방송국 매주일가 프로에 방송되면서 인기가요로 뜨기도 했다.

리문혁은 문학창작과 기업경영을 병행하는 문화인으로 민족사회에 각인되여있으며 연변작가협회 리사, 중국소수민족작가협회 회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넉넉한 인심과 한결 같은 됨됨이가 리문혁 회장에게 몰표를 가져다준 것 같습니다.”

당시 투표에 참가했던 한 작가가 당시의 선거분위기를 돌이켜보면서 말했다.

회장에 당선된 리문혁은 거창한 구호나 위대한 공약 같은 것은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우량한 전통은 지키고 열심히 섬기고 열심히 봉사하겠다고만 하였다.

코로나19 시국하에서도 방역규정을 준수하는 전제하에서 대원학교와 서원장조선족학교를 찾아 봄과 가을에 각기 한차씩 진행하는 백일장을 펼치며 10년 동안 견지한 백일장의 맥을 끊지 않았다.

“청소년 백일장은 이젠 어린이들이 기다리는 명절로 되였습니다. 덕분에 작문수준도 많이 제고 되였습니다.”

소학생 작문지도에서 성과를 내여 주목받고 있는 청도대원학교 권연이 선생이 말했다.

지난 2018년까지 펼쳐졌던 청도조선족민속축제는 청도조선족사회를 놓고 말하면 최대의 명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수만명이 축제분위기를 즐기고 있을 때 리문혁과 작가협회 주요 멤버들은 가장 번화한 곳에 부스를 설치하고 도서판매에 열을 올렸다.

먹거리와 볼거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민속축제에서 도서 판매에 나선 이들의 모습은 민속축제의 또 다른 풍경선으로 되였다.

오고 가다 이들의  모습을 본 많은 시민들은 흔쾌히 호주머니를 털었고 청도조선족작가협회의 사회적인 인지도는 또 한단계 올라갔다.

청도 뿐만 아니라 위해에서 열린 민속행사장에도 왕복 다섯시간을 소요하면서 도서를 메고 달려 갔다.

“협회 경비를 일정 부분 해결한 것도 있지만 주요한 것은 문화를 팔았고 문화의 가치를 전파한 데 있다고 봅니다.”

리문혁의 간단명료한 대답이다.

그는 회원들의 창작령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다양한 문화탐방도 조직했다. 회원들을 이끌고 제2임 리홍철 회장이 잠시 동안 머물렀던 청해성을 찾아 장족의 ‘줘마’ 문화를 직접 체험했고  력사가 유구한 서안을 찾아 력사의 숨결을 엿들었다. 위해 석도를 찾아 장사의 ‘신’ 장보고의 일생을 돌이켜도 보았으며 평도, 봉래 등 명승고적과 문화유산을 찾아 견식을 넓히기도 하였다.

문화탐방에 빠질 수 없는 건 바로 작품교류이다. 참가자는 반드시 작품을 제공해야 하며 작품이 없을 경우에는 창작계획이라도 발표해야 한다.

지금까지 청도조선족작가협회는 회원작품집 《개벌의 하얀 진주》를 8권 출간했다. 주지하다 싶이 민간단체에서 35만자 분량의 작품집을 출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리문혁이 있기에 가능했다.

“우린 비용 때문에 걱정하지 않습니다. 회장님이 다 해결하니까요.”

청도조선족작가협회 사무국에서 밝힌 말이다.

청도조선족작가협회 설립 10돐 행사도 거창하게 펼쳤고 4년 전부터는 회원을 상대로 ‘민들레 문학상’을 펼쳤다. 올해부터는 또 청도를 넘어 전 산동을 상대로 ‘민들레 문학상’을 내걸었다.

올해까지 10년, 리문혁은 청도조선족작가협회를 이끌고 봉사와 베품과 헌신의 시간을 10년간 보냈다. 지난 10년간 그가 작가협회를 위해 호주머니를 얼마나 털었는지 누구도 모른다. 그 역시 단 한번도 내색을 낸적 없다.

“나앉는다고? 누구 마음대로, 천만에!”

리문혁이 임기가 만료되였기에 회장 자리를 내놓겠다고 할 때마다 부딪친 벽이다.

부동한 년령층의 작가들과 리문혁 회장의 ‘임기만료’ 문제에 대해 문의하였을 때 많은 사람들이 토론할 여지조차 없다고 하였다.

“잘하고 있는데, 임기는 무슨 임기… 우린 이대로 그냥 가기를 원하며 회장 임기 같은 건 묻지도 않습니다.”

한 중견작가가 흥분되여 소리쳤다. 그는 사람이 좋고 분위기가 좋아서 청도작가협회에 계속 몸담고 있는다고 고백했다.

“도박도 모르고 낚시도 모르고 골프도 모르고… 그는 오직 작가협회밖에 모릅니다.”

리문혁의 한 친구가 밝힌 말이다. 한마디 더 부언한다면 그는 술과 사람을 즐긴다. 지인 몇이서 저가락을 두드리며 몇시간씩 놀 수도 있다.

친구의 일이거나 어느 단체에 행사가 있을 때 제일 먼저 달려가는 사람 역시 리문혁이다. 그리고 그는 또 ‘몰카’를 즐긴다. 그의 휴대폰에는 기상천외한 사진들이 많고 많다. 거의 모두가 그가 직접 찍은 작품이다.

언젠가는 ‘몰카’ 작품 전시회를 하고 싶다는 멋진 남자 리문혁, 그의 머리속에서 반짝이고 있는 청도조선족작가협회의 장미빛 래일이 기대된다.

  허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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