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면 팔아 세운 제1자동차공장 조선족로인협회 활동실

2024-05-22 09:46:27

장춘시 동풍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문광로와 장청로 사이의 록화지에 붉은색 벽돌로 지은 단층 건물이 눈에 띄인다. 건물 근처에 다달으면 입구 벽에 ‘로인의 집’이라는 간판을 볼 수 있다.

“이 간판은 당시 장춘제1자동차공장 공장장이였던 경소걸이 쓴 친필 간판입니다. 이는 우리 조선족 간부와 로동자들의 기여에 대한 장춘제1자동차공장의 긍정과 감사의 표현입니다.”

현임 제14기 장춘제1자동차공장조선족로인협회 박룡익 회장이 말했다.

1953년 7월에 설립된 장춘제1자동차공장은 초창기부터 생산직장과 연구실 그리고 행정부서에 이르기까지 조선족들의 기여를 빼놓을 수 없다.

1987년,  장춘제1자동차공장에서 퇴직한 조선족로인들은 로인협회를 설립하고 김영자를 회장으로 선거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협회에 가입하는 로인들이 많아지자 여러가지 활동을 조직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1995년 장춘제1자동차공장조선족로인협회 제4기 박동임 회장을 선두로 협회의 로인들은 새로운 활동실 장만에 착수했다. 자동차공장 9개 부문을 찾아다니면서 허가를 받았고 부지 선택부터 시작해 소방, 전기, 환경보호 등 여러가지 수속을 짧은 시간내에 마쳤다. 그때 그들은 수속을 하는 한편 10여만원의 협찬금까지 받아왔다.

“우리 로세대 조선족선배들이 그동안 많은 기여를 해왔기에 공장에서도 그에 대한 보답으로 그렇게 빨리 추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을 것입니다.”

박룡익 회장이 감개무량해서 말했다.

하지만 10만원의 협찬금으로는 역부족이였다. 이에 70세, 80세 되는 퇴직남성들이 앞장에 나섰다. 아침 일찍 장춘역에 나가 짐들을 나르면서 품삯을 받아 조금씩 돈을 모았다. 그런 열정적인 모습을 지켜본 퇴직녀성들도  앞다투어 나섰다.

“그때는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우리의 활동실을 짓는 일이니 그렇게 힘들어도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렸던 것 같습니다.”

당시 랭면을 팔며 모금에 나섰던 박현자 로인이 말했다.

박현자 로인에 따르면 퇴직녀성들은 아침 일찍 식자재를 장만해서 공장 식당으로 나갔다. 공장 식당에 쪽방을 하나 구하고  육수를 만들었다.

준비작업이 끝나면 곧바로 각 작업장을 다니면서 랭면을 팔았다. 여섯개 조로 나눠 랭면을 팔았는데 가장 많이 파는 조에서는 점심시간에만 해도 120그릇을 팔았다.

“그때 한그릇에 3원씩 했으니까 아마도 1만그릇은 팔았을 겁니다.”

박현자 로인이 그때를 떠올리면서 깊은 감회에 빠져들었다.

많은 로인들이 한결같이 일떠나서 일한 보람으로 장춘제1자동차공장 로인활동실은 정식으로 일떠서게 되였고 장춘제1자동차공장에서 퇴직한 조선족로인들의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되였다.

주혜숙 로인의 말에 따르면 초장기 로인협회는 전부 장춘제1자동차공장에서 근무하고 퇴직했던 조선족로인들로만 구성되였지만 지금은 그 가족 성원들까지 협회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협회에 약 100여명의 로인들이 있는데 그중 당원은 약 44%를 차지하며 90세가 넘는 로인이 3명 있다.

“우리 협회에는 일반 종업원에서부터 시작해 고급 관리일군까지 다양한 군체가 있습니다. 선배들의 로고와 헌신을 잊지 않고 모든 로인들의 큰집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박룡익 회장의 소박하면서도 진지한 꿈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길림신문

  •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

주소:중국 길림성 연길시 신화가 2호 (中国 吉林省 延吉市 新华街 2号)

신고 및 련락 전화번호: 0433-2513100  |   Email: webmaster@iybrb.com

互联网新闻信息服务许可证编号:22120180019

吉ICP备09000490-2号 | Copyright © 2007-

吉公网安备 22240102000014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