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작가 마크 레비가 쓴 《그림자 도적》은 그의 10번째 동화 같은 신작소설이다. 다른 사람의 그림자를 훔치고 그 그림자와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한 소년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또래에 비해 키도 작고 친구도 하나 없는 소년에게는 다른 사람의 그림자를 훔칠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그림자들은 소년에게 그림자의 주인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진실과 드러내지 못하는 속내를 이야기한다. 소년은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준다. 그림자를 훔치는 재능을 가진 아주 특별한 아이의 기상천외한 성장기, 어린 날의 자신과 어른이 된 후의 내가 만난다면 무슨 일이 생길가.
《그림자 도적》은 작가가 뉴욕의 어느 공원에서 할아버지와 손자가 벤치에 앉아있는 모습을 본 데서 시작된다. 매우 진지한 표정의 아이와 즐겁고 아무 걱정이 없는 듯해보이는 할아버지는 놀라울 만큼 닮아있다. 작가는 이 광경을 보며 과거 어린시절의 내가 현재의 나와 만난다면 무슨 일이 생길가 라는 궁금증에서 비롯되여 한편의 소설로 완성된 것이다.
이 소설은 크게 주인공의 어린시절을 다룬 1부와 의대생이 되고 난 다음의 삶을 그린 2부로 나뉜다. 어린시절의 주인공 나는 또래에 비해 키도 작고 안경을 쓰고 친구도 하나 없다. 첫날 수업부터 엉뚱한 대답을 해 선생님에게는 벌을 받고 힘세고 덩치 큰 마르케스에게는 괴롭힘을 당한다. 짝사랑하는 엘리자베스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토요일 오후, 벌로 받은 락엽 치우기를 끝내고 돌아오니 아빠도 어디론가 멀리 떠나가버리고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형편없는 아이라는 생각에 빠지고 만다. 하지만 주인공은 다른 사람의 그림자를 훔칠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착하고 똑똑한 아이이다. 그림자들은 아이에게로 와 그림자의 주인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진실과 드러내지 못하는 속내를 이야기한다. 아이는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주고 그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한다.
2부에서 의대생이 된 주인공은 식음을 전페해버린, 소피라는 어린 환자를 겪으며 어린시절 그림자를 훔쳤던 기억을 되살린다. 그리고 뤼크와 알리스 할머니, 소피 등을 통해 우정과 사랑을 경험하고 어린시절 각자 가졌던 꿈을 떠올리며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 등을 겪으면서 성숙해진다.
책 전체가 그림자를 훔치고 그림자의 임무를 받아 다른 사람을 돕기까지 크고 작은 이야기에는 많은 철리가 스며들어있다. 진정한 사랑은 빛나지 않을 수도 있고 지어 리기심이 섞여있을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원만함을 위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잊을 정도로 진실하지 않은 이미지로 위장하기도 한다. 물론 이야기는 소년의 성장과정과 함께 전개된다.
어린시절 이야기에는 작은 도리가 있고 성장한 후의 이야기에는 큰 도리가 있다. 그중 소년의 오랜 친구인 뤼크는 소년의 도움으로 빵집을 떠나 자신이 오래동안 동경해온 의사의 길에 오른다. 나중에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제빵사라는 것을 알게 되고 결국 빵집으로 돌아온다. 이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때때로 사람들이 동경하는 것이 반드시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은 표면적으로 그렇게 화려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가벼운 듯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그의 소설은, 평범한 듯 보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그림자를 훔치는 한 소년의 성장과정을 통해 마크 레비는 언제나 자신의 소설의 중심 소재가 되였던 사랑과 우정, 꿈, 부재 등 이야기들을 따뜻하게 담아내고 있다. 또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유머와 잔잔한 감동이 우리의 마음을 치유하기도 한다.
매번의 정감경력은 모두 한번의 생명성장의 경험이다. 매번의 성장은 모두 한번의 선택이고 매번 선택은 모두 그림자의 마음의 소리를 따른다. 진정한 행복과 성장은 마음의 소리를 듣는 데서 온다. 책에서 말하는 그림자는 사실 그림자가 아니라 내면이다. 우리 안에 있는 또 다른 자기에 대한 은유일 수 있다.
“솔직하고 생기 넘치는 책, 지금까지 마크 레비의 작품중 가장 친밀하게 느껴지는 소설중 하나”, “마크 레비는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의 책은 유머와 따뜻함, 사랑의 본질에 대한 진정한 물음, 구조적으로 타고난 감각 등을 담고 있다. 또한 변함없이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준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거나 한번쯤 상상해볼 만한 사건들을 환상적이고 재치 있게 그려내는 데 천부적 재능을 지닌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마크 레비는 이 소설에서도 그만의 장끼를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는 뛰여난 자신의 감수성을 잘 활용하고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에서 책 속의 인물과 이야기의 생명력을 깊이 파헤치고 있다.
다양하고 독특한 소재로 세대와 국경을 불문하고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써온 그의 작품은 그동안 할리우드와 프랑스에서 영화와 드라마 등으로도 제작되면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은 프랑스에서 초판 45만부가 인쇄되여 그해 전체 책 판매량 최고 순위에 오른 적 있다. 프랑스 언론들은 “그림자가 사라지는 것보다도 더 빨리 팔린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50여개 나라에서 지금까지 40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거듭났으며 프랑스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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