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애는 평생 과제□ 김은희

2025-05-16 07:48:09

프랑스의 작가 안가엘 위옹이 쓴 《행복은 주름살이 없다》는 한부의 장편소설로, 우리 인생에는 종종 많은 경이로움이 있다는 것과 진정한 삶의 기쁨으로 가득차있는 로년을 펼쳐보여준다. 소설은 폴레트 할머니가 주인공이며 각자의 슬픔과 두려움이 있지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이 소설은 폴레트 할머니가 꿈에 그리던 초호화 양로원에 들어가려고 일을 꾸미는 것으로 시작된다. 85세 할머니 폴레트의 야심 찬 계획은 완벽해보인다. 살짝 로망난 할망구 연기만 해내면 아들의 돈으로 프랑스 남부의 초호화 양로원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운이 지지리도 없었나, 할머니는 어정쩡한 시골 려인숙에 뚝 떨어지고 만다.

그녀의 목표는 단 하나, 당장 이 촌구석을 탈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려인숙에서 만난 사람들의 매력과 비밀 앞에서 호기심 많은 천성은 어쩔 수가 없다. 조르주 선생 방에 숨겨진 수수께끼의 편지들은 무엇일가? 도서관에서 주은 그 이상한 수첩의 주인은 누굴가? 한가지는 확실했다. 폴레트는 그들을 만나 자기 인생이 어떻게 바뀔지, 마침내 어떤 의미를 찾게 될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꽃다운 청춘에는 걸핏하면 역정을 내는 권위적인 아버지에게 잡혀 살고 그다음에는 제멋대로인 남편 치닥거리로 좋은 시절을 다 보냈다. 이제 겨우 자유로와졌다 했더니 몸뚱이가 안 따라주는구나!”

책의 초반에는 기상천외한 치매 연기와 무너진 계획으로 심술 내는 사랑스러운 폴레트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서재에 버터를 놓거나 랭장고에 책을 꽂는 것부터, 욕조에 시리얼을 뿌리고 손주의 오리발까지 신으며, 현관에 속옷을 쫙 펼쳐놓는 데다가 가족들이 모여 후식을 먹을 때 쏘파에서 소변을 보는 것까지.

이와 동시에 여러가지 치밀한 계획은 코미디 기분이 들 정도로 즐겁게 읽힌다. 하지만 나중에 폴레트 할머니의 숨겨진 진실을 알고 나서는 저도 몰래 울컥한다. 누구보다 자존심 강한 폴레트 할머니가 양로원에 가려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자신의 의지 대로 살지 못했던 그녀가 한평생 단 한번 누리고 싶었던 호사마저 허락치 않은 현실에 마음이 아파진다.

“인생은 행선지를 신경 쓰지 말고 즐겨야 하는 려행 같은 거야. 폭우가 그치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냥 비를 맞으면서 춤추는 법을 배워야 해.”

조르주의 모자상자 안에 숨겨둔 오래된 편지들이 하나둘 비밀이 드러난다. 이 책은 재미와 감동을 모두 담고 있는 따뜻한 소설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생각들을 담고 있다.

“인생은 써나가는 책 같은 것, 누구에게도 례외는 없어요. 알아요?”

폴레트 할머니의 일침이 내게 하는 말처럼 생생하게 전달된다. 삶에는 즐거움만 있는 것이 아니고 또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보다 다른 이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으로 삶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폴레트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우연이 아니다. 이 책은 삶의 쪼각, 기쁨, 슬픔, 신비로 가득찬 부드럽고 밝은 소설이다. 이 책에 대한 아이디어는 저자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시골 려인숙에서 령감을 얻었다. 빠리 근처의 그곳은 ‘오베르주’라고 부르는 매우 프랑스적인 곳으로, 음식은 수제이고 가정 스타일이며 그곳 사람들은 매년 방을 임대한다. 저자는 점심시간에 아버지를 도왔다.

오늘의 료리, 정오의 만찬 그리고 수제튀김이 있는 그곳에서 저자는 사랑스러운 단골 로부인을 만났다. 그녀는 자신의 테블을 배정해놓았고 항상 기분이 나쁜 것처럼 주문을 하군 해서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어느 날, 이 할머니는 더 이상 오지 않았고 이제 그녀는 이 소설에서 계속 살고 있다.

이봉씨의 려인숙에서 우리는 감동적인 이야기, 때로는 진중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대를 이어 려인숙을 운영하는 이봉씨와 료리사 누르와 레옹, 달콤한 쥘리에트 그리고 생생한 삶을 대변하는 마르셀린, 비밀을 지닌 이폴리트, 신비한 편지를 가진 조르주  등 다른 하숙인들 그리고 ‘마법’의 미각을 가진 고양이까지 환상적인 호흡이 돋보인다. 이들은 주인공인 폴레트 할머니의 호기심을 유지하기에 충분하며 마침내 삶의 의미를 부여하며 인생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모든 것에 의미가 있었다. 그녀는 이제 알았다. 우리는 모두 바람에 떠밀려 누군가가 공들여 안무한 춤을 추는 종이 인형들이다. 춤추는 순간을 음미하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우리가 느끼려고만 한다면 행복을 위한 깜짝 선물은 언제까지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고 그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각자에게 달려있다.

이 소설은 유머와 감정, 가벼움과 진지함 사이를 오간다. 특히 폴레트의 심술궂은 분위기 뒤에는 보수적인 아버지와 가부장적인 남편을 살아낸 삶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며 다른 사람에게도 마음을 내여줄 수 있는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게 한다. 각자의 력사, 약점, 의심, 두려움… 삶의 사고들로 상처를 입은 하숙인들과의 만남에서도 우리는 배울 점이 많다. 인간의 나약함과 행복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는 유머와 섬세함으로 우리를 사로잡는다. 우리가 더는 삶에 무언가를 기대할 수 없는 시기에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빛나는 소설이다.

무엇보다 로년을 싫어하고 로년이 우리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들을 외면하고 잊고 싶어하는 이 사회에서 로년에게 진정한 자리를 내여주는 저자의 글은 감동 그 이상이다. 행복은 어찌 보면 삶을 충만하게 살고 소소한 작은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다.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그곳이 그려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가끔 생각한다. 나의 로년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가.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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