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본 세상 □ 김은희

2026-04-17 10:06:21

이 책은 일본의 ‘쉐익스피어’로 불리우는 국민작가 나쯔메 소세끼의 대표작으로  유명한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제목 그대로 화자가 고양이이다. 고양이를 관찰자 시점으로 내세운 1인칭 작품이다. 중학교 영어선생인 구사미를 주인으로 둔 오만하고 방자하기 이를데 없는 고양이가 사람들의 동정과 관심을 한몸에 받고는 자신이 고양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인간세상의 일원이라는 터무니없는 망상에 사로잡혀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변머리라고는 없는 고집불통 영어선생, 이상한 거짓말쟁이 미학자, 개구리 눈알 모형을 사시장철 갈고 있는 리학도… 외롭다고 말하지 않는 ‘무언가 없기도 하고 잃기도 한’ 이들이 모인 구샤미집 탐방기! 이름도 없고 어디서 태여났는지도 모를 스스로를 ‘인간세계의 일원’으로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동족을 ‘배신’한 고양이 한마리가 거침없는 말을 청산류수로 쏟아내며 ‘인간독자’들을 안내한다.

세상과 단절된 채 고고하게 서재에만 틀어박혀있는 ‘고약한 굴’ 같은 인간의 모습은 어떤가? 달변가 고양이는 틀어박혀 주로 낮잠을 잔다. 어쩌다 책을 펼쳐 읽는다 해도 이내 침을 흘리며 잠에 빠져버리는 소심한 주인을 그야말로 물끄러미 본다. 주인 구샤미와는 다른 방향으로 이상한, 묘하게 적극적인 미학자 메이테이는 구샤미의 집을 성큼성큼 드나든다. 정말 제집처럼.

무엇이든 해박한 척 굴지만 대부분 엉터리이다.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도 깜박 속게 된다. 고양이는 메이테이가 왜 하는지 모를 거짓말로부터 때늦게 인간 독자들의 ‘품위’를 지켜준다. 고양이의 재담에 킥킥거리다가 어느 순간 이 책 속 굴처럼 틀어박힌 이들의 고독이 고양이 발걸음처럼 다가오면 각자의 마음에서 함께 슬픈 소리가 나지 않을가.

“대체로 내가 쓴 것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적당히 쓴 것이라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결코 그렇게 경솔한 고양이가 아니다. 한글자 한구절 안에 우주의 오묘한 리치를 담은 것은 물론이다. 아무렇게나 누워서 읽거나 발을 뻗고 한꺼번에 다섯줄씩 읽는 무례는 결코 범해서는 안된다. 나의 글은 적어도 자기 돈으로 사와 읽어야지 친구가 읽다가 만 것으로 림시 변통하는 무례만은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읽다 보면 책의 본문에 이런 고양이의 말이 나온다. 책 속에 나오는 이름 없는 고양이는 인간의 행동을 날카롭게 분석하며 특유의 말투로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사회풍자성이 강하고 고양이의 시선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시니컬하면서도 제법 위트 있는 만담체의 문체와 어투가 특징이자 이 소설을 읽는 묘미이다. 무례하기 짝이 없는 고양이가 각종 책의 명구절을 인용해가며 인간세상에 대해 끊임없는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데 웃음과 감동이 찾아온다.

저자가 문학을 통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하고저 천착한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적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명제이다. 저자는 평생 위통을 앓았고 신경쇠약, 두통에 시달렸다. 무표정이나 신경질적인 표정의 얼굴이 남아있는 사진이 전부지만 그의 작품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엄숙한 얼굴로 인간을 파고들다가 어이없이 터져버리는 웃음이고 재미이다. 이처럼 저자 자신을 포함한 자기 본위의 리기주의와 위선적인 교양주의에 물든 지식인의 군상과 사회 전체를 풍자하고 있다.

작품이 물론 력사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도 담고 있지만 인간 삶의 슬픔과 모순을 지적인 유머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고전으로 남아 오래 읽혀지는 듯하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는 유명한 명언을 남긴 이 소설에서 문장이 좀 길어 지루함이 느껴지다가도 고양이의 매력에 빠져 어느새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된다.

1000엔 지페에 얼굴이 오를 만큼 일본인들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인 소세끼는 일본 근대문학의 개척자중의 한 사람으로 《아사히신문》에서 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천년 동안 가장 인기 있는 문학가’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나쯔메 소세끼의 등단작이자 출세작인 이 작품은 당대의 삶과 사회를 생생하고 흥미롭게 그려내 오늘도 여전히 독자들의 호평을 자아내고 있다.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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