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전 미국의 한 병원에서 태여난 직후 서로 바뀐 두 남성의 운명이 DNA 검사를 통해 뒤늦게 확인됐다. 최근 AP통신에 따르면 1988년 1월 유니티의료쎈터에서 태여난 카일 바이린과 제레미 모리슨은 수십년 동안 서로 다른 가정에서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왔다. 두 사람의 운명이 뒤바뀐 사실은 DNA 검사 키트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바이린은 DNA 검사 결과를 유전자 계보(족보) 사이트에 올린 뒤 자신과 혈연관계라는 낯선 녀성의 련락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모리슨도 DNA 검사를 받았고 추가 유전자 검사 끝에 두 사람이 태여날 때 서로 바뀌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진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병원이 자신들의 삶을 통채로 앗아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바이린을 키운 어머니는 “바이린은 여전히 내 아들이고 그건 변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내 진짜 아들과 보냈어야 할 세월을 잃어버린 기분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녀는 “지나간 세월을 어떻게 돌이키겠나. 아이의 첫걸음도, 운전도, 결혼식도 다 놓쳤는데 무엇으로 보상받겠느냐?”라고 털어놨다.
모리슨 역시 아이가 바뀌지 않았더라면 광활한 농장에서 친형제와 아버지와 함께 땀 흘리고 있었을 것이라며 흘러간 세월에 대한 짙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온 가족이 밝은 머리색인 집안에서 유일하게 어두운 머리색이였던 바이린은 가족과 정치적 성향이나 가치관까지 번번이 달라 ‘도대체 진짜 가족이 맞나, 왜 이렇게 다를가’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밝혔다. 현재 두 사람은 자신을 키워준 부모를 여전히 진짜 부모로 따르며 깊은 애정을 품고 있는 동시에 혈연으로 맺어진 친가족과도 새로운 인연을 엮어가는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린은 “우린 한번도 본 적이 없지만 지금은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라며 갑작스러운 충격 속에서도 두 가족이 서로를 배려하며 어색함을 지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당사자인 카일 바이린과 제레미 모리슨의 가족들은 병원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병원측은 “안타깝게도 4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진상을 밝혀줄 의료 및 인사 기록은 모두 사라졌고 당시 분만실에 있던 직원도 남아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하버드의과대학 생명륜리쎈터의 조나단 매런 박사는 “오늘날 전자건강기록 같은 디지털 안전장치가 잘 갖춰진 만큼 이러한 사고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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