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이나 하지 뭐”…아들의 한마디가 바꾼 부자의 20일

2026-08-18 09:33:42

“나중에 배달이나 하면 되지.”

아들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를 아버지는 그냥 넘기지 않았다. 절강성 의오시에서 장사를 하는 학걸은 올해 14살인 아들이 평소 공부에 큰 관심이 없고 진취성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부부가 공부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아들이 “그럼 나중에 배달이나 하면 되지.”라고 받아치자 그는 어느 날 아들에게 물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직접 해볼래?” 아들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삼복더위 속에서 부자가 함께 하는 배달이 시작됐다.

학걸은 아들에게 100원의 시작 자금을 건네고 한가지 원칙을 세웠다. 주문을 몇건을 받을지, 어떤 길로 배달할지, 돈을 어떻게 쓸지는 모두 아들이 결정하고 자신은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일만 맡았다.

처음에는 배달과정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이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기 시작했다. 한번에 한건씩 주문을 처리하던 아들은 점차 두세건의 주문을 무어 배달했고 건물 계단을 오르내리며 음식을 전달하고 고객과 련락하는 일도 능숙하게 해냈다. 학걸은 “아들이 모든 일을 신경 쓰다 보니 오히려 저는 할일이 별로 없었습니다.”고 말했다.

처음 아들더러 배달을 시작하게 한 것은 고된 일을 직접 경험해보게 하려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함께 길을 나선 뒤 학걸의 생각은 조금씩 달라졌다. 무더위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계단을 오르내리는 아들을 지켜보면서 그는 ‘이렇게 힘든 일도 끝까지 견뎌낸다면 앞으로 어떤 어려움을 마주치더라도 이겨낼 힘이 생기지 않을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였다.

두 사람이 함께 배달에 나선지 어느덧 20일 가까이 흘렀다. 그동안 학걸은 아들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했다.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끈기 있게 해내는 모습은 물론 책임감도 생각보다 강했다. 가끔 부자가 다투는 날이면 먼저 다가와 아버지를 달래고 다시 배달을 이어가자고 하는 것도 아들이였다.

“예전에는 아들을 잘 몰랐습니다. 이렇게 힘든 일도 견딜 수 있고 끈기와 책임감이 강한 아이인지도 몰랐습니다.”고 학걸은 말했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두 사람 사이의 대화였다. 예전에는 함께 있어도 대화가 많지 않았지만 매일 오토바이에 나란히 앉아 배달을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늘었다. 학걸은 “이제는 아들이 저한테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무언가를 함께 의논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고 말했고 아들 역시 “예전에는 아빠를 보면 긴장되고 무서웠는데 지금은 함께 있어도 편합니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이들 부자는 잠시 배달일을 멈추었다. 아들이 새학기 수업을 예습하고 문제집도 풀어야 하는 데다 고중입시 체육시험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밤 11시가 되여서야 하루를 마무리할 정도로 바쁜 일정이지만 학걸은 시간이 허락된다면 처음 계획했던 30일 배달일정을 채울 생각이다.

학걸은 이번 경험에서 가장 큰 수확은 아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가 아니라 부자가 서로를 제대로 알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함께 땀 흘리고 같은 길을 달리는 20일 동안 아들은 삶의 무게를 조금씩 배웠고 아버지는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아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오래동안 서먹했던 부자 사이에도 자연스러운 대화가 생겨났다.

잔소리와 훈계 대신 함께 무언가를 해보는 것, 어쩌면 부모와 자녀 사이 마음의 벽을 허무는 데는 거창한 교육보다 이러한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로동자일보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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