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헤쳐 마주한 마을…문화가 있는 내두산에 빠지다

2023-01-28 08:44:44

겨울은 사실 설렘과 들뜸의 계절이다. 한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끝과 시작이 맞닿아있는 겨울을 잘 보내기 위해 겨울의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아 간직하려는 이들이 많다.

우리 지역의 겨울은 사실 화려하다. 낮에는 쨍하니 드리운 겨울 해살과 끝없이 펼쳐지는 눈밭이 만나면서 만들어내는 경관에 사로잡히고 밤에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빛과 겨울을 축하하기 위해 켜진 빛이 만나 환한 겨울밤을 연출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중 하나인 관광분야가 다시 소생하면서 겨울시즌 축제가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다.

안도현 이도백하진 내두산촌풍경구는 장백산에 묻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해마다 겨울이면 그 설경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이다. 꼭 설경이 아니라도 내두산촌은 자랑할 만한 력사와 문화를 품은 사계절 언제 찾아도 좋은 곳이다.

이도백하에 도착해 미인송을 감상하며 동남 방향으로 30분쯤 태고연한 원시림을 꿰지르니 내두산촌풍경구가 반갑게 맞는다. 남향으로 녀인의 가슴을 방불케 하는 두 산봉우리가 유난히 눈길을 끈다. 산을 마주하고 풍경에 취하다 보니 머리도 가벼워지는 것 같다. 원시자연과 함께 하는 내두산의 겨울풍경은 말 그대로 웅장하다. 사계절 어느 계절에 찾아도 좋지만 만약 락엽 떨어지는 가을에 이곳을 찾는다면 말 그대로 아름다운 수채화를 마주하게 된다. 마을 입구에 대면적의 무성한 억새밭이 있어 황갈색과 은빛으로 뒤덮여 장관을 이루는 풍경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100년에 가까운 력사를 가진 조선족 마을 내두산촌은 최근 몇년간 레저관광, 민속체험, 건강양생, 빙설락원, 홍색문화 등 관광상품을 개발해 구역성 향촌관광산업사슬을 형성했다.

한적하던 동네는 지금 국가 2A급 풍경구의 면모를 갖췄고 여전히 풍경구 규모를 확장하고 있는중이다.

올겨울, 내두산촌은 우리 주 빙설 축제의 개막식 개최지로도 꼽혔다. 겨울 시즌 내두산촌풍경구를 찾으면 겨울낚시, 빙상자전거, 순록관람, 스노모빌 등 수십가지의 빙설오락대상을 체험할 수 있다.

마을 앞 광장에서 펼쳐지는 축제장에서 나와 마을 조금 더 깊숙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봤다.

1926년에 조선 량강도 갑산지역에서 건너온 몇몇 수렵호들이 내두산 동쪽 기슭에 산재하면서 사냥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이들은 유독 강을 건너지 않고 조선 갑산에서 중국 장백산 기슭을 넘나들었는데 그 길목은 두만강 발원지의 웃쪽으로 중국과 조선 변경에서 유일하게 땅으로 이어진 곳이다.

산재된 수렵호들로 시작한 내두산촌은 1930년대초에 이르러 비교적 큰 마을로 발전했다. 이 시기 일본군은 집단부락을 건설했는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마을 주변에 토성을 쌓은 것이 아니라 아름드리 이깔나무를 벌목하여 목책을 두른 것이다. 목책의 높이는 3메터가량이고 목책에 사용된 이깔나무의 직경은 50센치메터에 달했다고 한다. 1970년초까지 이 목책은 1메터 높이를 보존하고 있었고 현재에도 몇곳에 반메터가량의 목책흔적이 남아있는데 이후 일부를 복구했다.

마을어구에서 십여메터쯤 들어가 면 내두산항일유격근거지기념관이 보인다.

내두산촌은 항일유격전의 근거지로 유명하다. 장백산밀영에서 활동하던 항일유격대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홍색관광기지이기도 하다. 1936년—1937년 사이 동북항일련군 제1로군 제6사가 내두산에 진주하여 항일근거지를 개척했는데 이 시기 동북항일련군의 명장 왕덕태도 내두산에서 활동했으며 현재 항일유적비가 세워져있다.

기념관을 지나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면 이 마을을 찾는 려행객들의 허기진 배를 불려주는 내두산촌 조선족 식당이 있다. 이곳에서 려행객들은 마을의 그 유명한 농마국수와 감자찰떡과 같은 조선족토속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마을은 감자농사로 유명했다. 이곳에서 나는 감자로 만든 농마국수와 감자찰떡은 구수해 옛날부터 동네방네 소문이 났다.

일찍 이 마을은 국가민족사무위원회에서 전국적으로 첫 진으로 공개한 중국소수민족특색마을에 선정됐다.

마을은 민속문화전통기지이기도 하다. 내두산촌에서는 지금까지도 중국조선족 전통장례문화를 지켜가고 있다. 마을에서 상여회를 운영하면서 마을에 상사가 났을 때는 상여로 장례를 치르기도 한다. 중국조선족 무형문화재인 상여장례문화가 여기에서 이어진다고 하니 이 작은 마을의 사람들이 ‘효’와 ‘례’에 대해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엿볼 수가 있다.

내두산촌은 력사문화적 잠재력도 무궁하다. 이 고장은 장백산 아래 첫 동네로서 원시림과 조선족촌이라는 독특한 자연, 인문 경관으로 여러번 영화촬영지로 선정되였는데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서 1991년에 제작한 예술영화 《하얀 꽃》중의 일부 장면은 내두산촌에서 촬영되였고 장춘영화촬영소에서 제작한 《장백의 아들》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마을은 그때의 그 촬영흔적을 여전히 남겨두고 있다.

최근년간 안도현 당위와 정부에서는 내두산촌을 안도현 남부 ‘한개 산, 한개 하천, 한개 진, 한개 촌’ 프로젝트의 ‘한개 촌’으로 확정하고 장백산내두산촌국제관광휴가지역 건설을 다그쳐 정품 관광풍경구를 구축해왔다.

내두산촌은 겨울을 만끽하고 우리의 정서를 느끼기에 딱 좋은 오래된 마을이다. 축제기간 마을 광장에 지어진 대형 이글루와 눈조각이 있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으니 꼭 한번 들러볼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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