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시대, ‘영련방’이 흔들린다

2023-04-23 08:59:44

영국의 새 국왕 찰스 3세의 대관식이 20일도 안남았는데 ‘대영제국’의 마지막 잔재인 영련방 국가들의 리탈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영련방은 17~20세기에 걸친 이른바 대영제국 시절에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국가를 중심으로 1931년 설립된 국제련합기구이다. 현재 영국을 포함해 총 인구 25억명인 56개국이 회원국이다. 원래는 영국 국왕을 국가원수로 삼아야 했지만 1947년 인도가 독립하며 이를 거부하자 1949년 영국 국왕에 대한 충성 의무는 페지됐다. 지금은 14개 국(영국 제외)이 영국 국왕을 국가원수로 삼고 있다.

영국 국왕 찰스 3세

영국 녀왕 서거 이전부터 영련방은 와해 조짐이 있었다. 대영제국이라는 오래된 식민지 시절의 잔재 때문에 영국 국왕을 계속 모실 리유가 무엇이냐는 불만이 회원국 내부에서 일었고 실익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불만이 커진 가운데 그나마 영련방의 정신적 구심점이였던 녀왕마저 세상을 뜨자 이를 계기로 탈퇴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최근 몇년 와해 조짐이 두드러진 곳은 공화정 전환이 늘고 있는 까리브해 국가들이다. 2021년 바베이도스가 공화정 전환을 선언했고 지난해 3월 자메이카 총리는 자국을 방문한 윌리엄 왕세손 부부에게 “영국 왕실과 결별하고 공화정으로 독립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앤티가바부다는 오는 2025년까지 공화정 전환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하고 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에서도 탈퇴를 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52년 26세에 즉위해 아버지(죠지 6세)에 이어 두번째 영련방 수반을 맡은 엘리자베스 2세는 재위하던 70년 동안 수시로 련방국을 방문하며 인간적 카리스마로 이들 국가를 묶어놓는 역할을 했었다. 찰스 3세가 그와 같은 매력으로 련방을 휘여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영국 왕립 싱크탱크 채텀하우스는 “즉위 당시 ‘제국의 미래’를 상징하는 젊고 현대적인 녀왕이였던 엘리자베스 2세와는 달리 찰스 3세는 점점 더 분렬되여가는 세계에서 늦은 나이에 왕위에 오르게 됐다.”면서 “찰스 3세 즉위 이후 회원국의 독립에 대한 도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를 알고 있는 찰스 3세는 대관식 전부터 영련방 국가들을 붙잡기 위해 노력중이다. 식민지 시절 과거사를 언급하고 과오를 인정하는 등 ‘낮은 자세’로 회원국들의 마음을 얻으려 애쓰고 있다. 노예무역은 영국의 대표적인 ‘흑력사’로 꼽히는데 왕실은 그동안 과오를 인정하면서도 공식적인 사과는 피해왔다. 지난해 6월에는 왕세자 신분으로 영련방 수반회의에 참석해 “우리(영련방)의 뿌리가 력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식민 지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식민지 력사와 무관하게 영련방 국가에 속한 카나다, 오스트랄리아 등 선진국들과 교류를 늘이고 싶어하는 ‘신규 가입국’도 생겨나고 있다. 2009년엔 르완다가, 2022년에는 가봉과 토고가 신규 영련방 멤버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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