련어의 귀소성과 인간의 애향심□ 김인섭

2023-03-17 09:38:57

코로나에 겁질리여 최고 백신이란 마스크 착용을 철칙으로 지키면서 가는 곳마다 전후좌우를 흘깃거리며 타인들과 멀리해야 했다. 이렇게 역병 터널에서 몇년간 움츠리고 있다 보니 지척의 친구들과도 비대면 아니면 거리두기 꼼수를 요상하게 부려왔다. 이러다 요즘 역풍이 소강사태에 전입하니 몸이 비길 데 없이 홀가분해지고 사람들과 만남도 자유로워져 명분을 자주 만들어 모임으로 시간을 때우군 한다.

일전 이 동네 한 회사 오너가 향우 10여명을 불러 자리를 만들었다. 오래간 만에 만났으니 말거리도 많아 수다 삼매경에 빠져 즐거운 하루 저녁을 보낼 수 있었다. 참석자 모두는 이 동네에서 제조, 물류, 무역, 투자 등 분야에서 비교적 성공한 인사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동안 코로나의 타격과 횡포로 앉은 걸음을 칠 수밖에 없었던 탓으로 말머리는 자연히 좌초된 배에서 속 태우듯 간장을 태우던 일과 앞으로 어떻게 하겠는가 하는 근심사에 돌려졌다. 그런데 이전과 다른 변화라면 고향 건설에 기여해야 한다는 념원이 부쩍 간절해진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 본연의 애향심의 발로이고 천부적인 사회적 감정으로서 나이가 들수록 정감이 더 간다는 심리 법칙과 걸맞는다고 생각된다.

인간은 물론 많은 동물들도 태여난 곳으로 향하는 귀소성이 있는데 특히 대표적인 것은 련어의 회귀성이다. 련어는 강에서 태여난 후 바로 머나먼 바다에 이동하여 자라다가 성숙하여 산란기가 되면 어김없이 태생지에 돌아와 후대를 번식하고 한생을 마감한다는 사실이다. 그 어떠한 풍랑과 폭포 급류가 있어도 생사결단하고 고향에 와서 자식을 남긴다는 신비스런 현상이다. 사람의 경우 륜리와 은정에 끌려 고향을 향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무의식적으로 태자리를 갈망하는 즉 노스탤지어(乡愁性)이란 생물학 특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 지구가 개방화, 세계화, 시장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오늘 국경과 공간 거리가 무의미해지고 상생이 절실해지는 시대로서 상황에 따라 근원지를 떠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향토애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명증은 수없이 많다.

인간의 고향애는 버릴 수 없는 집념이고 정감으로서 이는 무수한 사람들이 고향에 발을 돌리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저명한 과학가 전학삼을 대표로 하는 많은 우수한 과학자들이 뛰여난 사례이다. 그들은 새 나라 건설의 가장 어려운 시기에 향락세계의 집요한 유혹을 결연히 뿌리치고 발전도상의 조국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귀국하여 새로 시작하는 말끔한 땅에 세계 일류의 과학대청을 세웠던 것이다. 내 고향이 있는 내 나라가 그토록 사랑스러웠기 때문이다.

고향을 떠난 리향민, 이들은 자금, 시장, 정보, 인맥과 참신한 사고를 지닌 집단들이고 고향의 외교관 자격을 갖춘 지성인들 무리이다. 이들의 마음의 중심에는 고향이 거연히 자리잡고 있다. 향후 고향이 발전의 경제 고지를 점유하려면 이들의 참여를 유도할 현명한 대책이 절대 필요하다. 물론 정부 차원의 방침과 대책이 우선되여야 하겠지만 이들에게 ‘천시, 지리, 인화’ 란 3대 인문 여건을 조성해주는 데는 전체 사회조직과 민간조직 및 개인들의 참여가 필수이다.

향수는 고향을 번영시키는 무한한 잠재 문화생산력이다. 리성적이라는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본능이라는 의미에서 동물의 귀소성과 비견되는 인간의 망향 의식은 내 연변의 거대한 자원이라는 점 다시 호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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