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컴퓨터 접속’ 기술 나와
머리속에서 떠올리는 생각과 상상은 ‘나’만의 비밀령역이다. 이런 비밀령역의 베일을 벗기기 위한 기술이 더한층 개발됐다. 마비로 말을 못하는 환자의 머리속 생각을 읽어내고 이를 표현하는 ‘뇌-컴퓨터 접속’ 기술(BCI 기술)이 나왔다.
국제학술지 《자연》은 최신호에 뇌와 컴퓨터를 련결해 상호 작용하도록 만드는 BCI 기술로 마비 환자의 생각을 읽고 해석하는 데 성공한 두편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기존 기술보다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더 많은 어휘를 해독할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뇌졸증이나 루게릭병 등 신경학적 장애가 있는 환자는 근육마비가 일어나 말을 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마비가 있는 사람의 뇌활동을 말로 해독하는 것은 아직 한정된 문건형태와 어휘, 제한된 속도와 정확도로만 가능하다. 이번에 발표된 론문들은 이 같은 기존의 한계를 뛰여넘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신경보철및번역연구소 연구팀은 인공지능(AI) 기술인 인공신경망으로 발성을 해독하는 훈련을 받은 새로운 BCI 장치를 고안했다. 뇌에 삽입한 미세전극배렬을 통해 단세포의 신경활동을 수집할 수 있는 이 BCI 장치로 말을 하기 어려운 루게릭병 환자에게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평균 분당 62개의 단어를 말하는 속도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기존의 장치와 대비해보면 3.4배 빨라진 속도이다. 일반인의 대화 속도는 분당 160개의 단어를 사용하는 속도인데 이 속도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단어를 잘못 인식하는 비률도 줄어들었다. 단어 50개 기준 9.1%의 오류률을 보였는데 이는 2021년 BCI에 비해 3분의 1 정도 줄어든 수준이다. 12만 5000개 어휘 기준으로는 23.8%의 오류률을 보였다.
미국 샌프랜씨스코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신경외과 연구팀은 다른 방식의 BCI를 개발했다. 뇌 표면에서 언어피질 령역의 세포활동을 감지하는 비침투 전극을 사용해 뇌 활동에 접근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뇌 신호를 해독하고 글자, 음성, 말하는 아바타 등 세가지 형태를 동시에 생성할 수 있는 BCI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뇌간 뇌졸중’으로 중증 마비가 있는 환자로부터 수집한 신경 데이터를 해독하기 위해 심도학습모델 훈련도 시행했다. 이 BCI는 뇌 활동을 글자로 번역하는 속도가 분당 78개 단어를 말하는 속도로 이루어졌다. 이는 이전 기록보다 4.3배 빠른 수준이다.
50개 구절을 기준으로 할 때 오류률은 기존 BCI보다 5분의 1 줄어든 4.9%였다. 1000개 이상 어휘로 구성된 문장을 해독할 때는 25%의 오류률을 보였다. 뇌 신호는 누구나 리해할 수 있는 합성 음성으로 전환됐고 언어 뿐만 아니라 표정을 나타낼 수 있는 아바타 얼굴의 움직임으로도 표현됐다.
연구팀은 BCI의 안정적인 고성능 해독을 몇달에 걸쳐 립증했다고 하면서 신경학적 손상으로 마비가 있는 사람들이 보다 자연스럽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고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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