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빛 바람 숲내음 가득한 곳, 일광산삼림공원

2023-09-25 08:44:17

여전히 푸르른 숲에 들어서면 신선한 숲내음에 기분 좋은 아찔함을 느끼게 된다.


영화 《너를 보내는 숲》에서 주인공이 거니는 거대한 숲은 상처를 어루만지는 치유의 기적을 선사해준다. 이 영화의 숲을 다시 떠올렸던 건 도문시 일광산삼림공원을 찾았을 때이다.

일조시간이 길다고 ‘일광산’이란 이름이 붙여진 산은 해발이 390.7메터로 대체로 완만해서 큰 무리가 없는 산길이다. 여전히 푸르름을 떠이고 있는 숲에 들면 신선한 숲내음에 기분 좋은 아찔함을 느끼게 된다.

걷다 보면 산길 옆으로 쉼터가 보이는데 그리 힘들지 않아도 잠시 앉아 숲을 느끼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몇 걸음마다 네트벤치가 나타나 편하게 누워서 숲 사이로 하늘을 보며 쉬는 시간은 세상 더없는 힐링 타임이다. 한참 누워있다 보면 청량한 가을바람 소리가 들려오고 복잡한 생각도 사라지며 한없이 평온해진다. 그러다가 깜빡 잠들기도 하는 달콤한 시간이다.

걸을 때마다 여전히 푸름으로 꽉 찬 숲이 운치 있다. 깊은 숲으로 들어갈수록 빼곡한 나무 덕분에 피부로 느껴지는 서늘함이 기분 좋다. 건강한 숲길과 싱그러운 풍경에 몸과 마음이 정화되고 묵은 체증도 사라진다. 산길에서 만나는 이름모를 야생화가 눈에 들어온다. 주봉에 오르면 바로 아래 흘러가는 두만강을 사이 두고 조선이 보인다. 손에 잡힐 듯한 곳에 가까이에서 펼쳐지는 변경의 독특한 풍경이다.

이곳 숲은 걸음마다 운치 있다.

일광산삼림공원은 주봉, 사호암, 병풍암, 불지산, 태극만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품고 있으며 일광산화엄사, 두만강조각공원 등 인문경관도 건설되여있다. 보호면적은 647헥타르, 삼림피복률은 70%에 이른다. 1993년 길림성림업청의 비준을 거쳐 성급 삼림공원으로 지정됐다.

일광산 주봉으로 향하는 길 중간즈음에 화엄사가 위치해있다. 중국 사찰건축풍격과 조선족전통건축 풍격을 곁들여 지어진 화엄사는 조선족 대사인 수월대사가 1913년에 지은 사찰로 도문시에 있는 15개 사찰중 규모가 가장 큰 사찰이다. 화엄사에는 수월대사가 사용했던 샘물이 그대로 보존되여있다.

공원 남양정에서 일광산의 또다른 볼거리인 조각공원으로 가는 숲은 곧은 소나무들이 길 량옆으로 줄지어서있다. 소나무 사이를 가로질러 길을 만들었겠지만 왠지 이 길이 소나무들이 생기기기 전부터 존재했던 것처럼 느껴진다. 이른 오전의 숲은 솔솔 부는 바람과 함께 생기를 더한다. 땀 몇방울이 흘러내렸지만 이내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와 시원함을 준다.

면적이 12만평방메터에 달하는 조각공원은 두만강 문화와 중국조선족 문화예술을 잘 녹여냈고 현대조각의 문화품위와 전통자연산수원림의 건축리념을 체현하는 데 집중했다. 국내외 유명 조각예술가들의 조각벽, 주제조각 등 관련 조각작품 40여점이 공원 곳곳에 놓여져있다. 야트막한 등산길이 잘 닦여져있고 경치 또한 좋아 조각공원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일광산을 찾는 또다른 리유는 여름 한철에만 꽃바다민속풍정원에서 실컷 구경할 수 있는 꽃구경 때문이다. 풍정원은 북쪽으로는 일광산맥을 등지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화엄사, 동쪽으로 조각공원, 남쪽으로는 두만강반과 잇닿아있다.

해마다 7월말, 8월초 중순께까지 꽃구경을 할 수 있는 데 그때면 아득한 지평선까지 뻗어보이는 꽃바다가 바람에 파도처럼 일렁거리고 넘실거리는 꽃물결 속에서 꽃내음은 여름을 가득 채운다. 꽃바다의 면적인 102헥타르에 달하고 코스모스, 백일초, 사미초, 유채꽃, 패랭이꽃, 장미꽃, 취접화, 루드베키아 등 20여가지 화종이 심어져있다.

일광산삼림공원 구경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공원입구와 이어져있는 도문통상구가 있다. 바로 가까이에서 조선을 바로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필수 탐방지로 떠오르며 인증샷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늘 붐비는 곳이다.

일광산삼림공원은 반나절 즘 시간을 짜내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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