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얀 (외 3수)□ 허경수

2024-03-08 07:04:09

물속에서 나와

웃으면서 물속에 들어간다

백번 죽으면서

백번 웃는 너

모습은 변해도

마음은 바다

소처럼 충실하고

금처럼 변함 없어

하얀 그 이름





바람에 꽃송이는 흔들려도

아름다움은 흔들리지 않는다


비바람에 꽃잎은 떨어져도

꽃의 이름은 떨어지지 않는다


새벽이슬에 꽃송이는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꽃이름은 사람들이 지은 것이지만

아름다움과 향기는 하늘이 선사한 것이다



뿌리


한뉘 자식들을 떠이고 살면서도

목 아픈 줄 모른다

한뉘 암흑 속에서 살면서

태양을 사모한다


흐린 물, 궂은 물

걸탐스레 마이고

자식들에게 젖을 먹여준다


자식들이 바람에 춤 추며

새들과 사랑을 속삭일 때

느긋한 미소를 짓는다



씨앗은 말한다


나는 제일 밝은 곳에서 산다

지렁이의 빨간 등불이

내 앞에서 반짝인다

봄비가 도란도란 나와 속삭인다

보드라운 흙이 나와 결혼잔치를 한다

신선한 공기는 나를 껴안는다

몸을 풀며 나는 웃는다

내가 울어야 네가 웃으리라

내 눈물이 너를 살찌우리라

나 하나 울면

수천수만이 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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