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보다는 미연에 방지해야□ 김경희

2024-06-28 10:08:55

퇴근하려는데 후배한테서 문자가 날아왔다.

‘후배는 딸애 효진 때문에 나를 찾을 때가 많은데 또 무슨 일일가?’

문자를 보자 걱정이 앞섰지만 연유를 묻지 않고 만나자고 했다.

다섯시가 좀 넘어 우리는 우리 학교 대문 앞에서 만났다. 후배는 만나자마자 울상이 되여 찾아온 본론을 단도직입적으로 꺼냈다.

“우리 딸이 또 련애를 합니다.”

“무슨 소리야? 몇달 전에 그 남자애와 이미 정리했잖아.”

“엊저녁에 난 한잠도 못 잤습니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이렇게 체면을 불구하고 찾아왔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속이 타서 얼굴이 까맣게 된 후배와 학교부근의 음식점에 자리를 잡았다.

후배는 자리에 앉기 바쁘게 딸 효진이가 그 남자애와 위챗으로 문자를 주고 받은 것을 보여주었다. 얼핏 보니 서로 공부방법을 교류하고 학급의 간부로서 어떻게 잘 이끌어가겠는가를 토론한 것이였다. 련애라고 말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너 너무 예민한 것 아니니? 주고받는 대화가 얼마나 건전하고 순수하니? 어느 말에서 련애라고 생각했니?”

후배는 핸드폰을 다시 가져가더니 한 대목을 잡고 반문했다.

“이것 보면 련애하는 사이 아닙니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련애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게 행동하자는 약속이였다. 나는 크게 웃으며 련애를 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후배는 머리를 갸웃거리며 그렇게 생각하는가고 물었다.

후배는 남자애가 여러모로 효진이를 도와주고 효진이는 그 남자애의 말을 아주 잘 듣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자애가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좋고 명작들도 많이 읽었다고 했다. 후배가 보여주는 핸드폰에 저장된 학급사진을 봤는데 키도 크고 얼굴도 괜찮게 생겼다. 녀자애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미남이였다. 후배의 딸이 남자애의 고백에 마음이 흔들리고 련애를 하고 픈 리유가 충분했다. 그러나 중학교시절에 련애는 제창할 바가 못된다. 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남자애가 확실히 멋지구나. 효진이가 그 남자아이의 말을 잘 듣는다면 남자애에게 호감이 있는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이성간의 정상적인 교류마저 조기련애로 몰아가면 안되지.”

“글쎄 말입니다. ”

후배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한숨을 푸푸 내쉬였다. 나는 중학교 2학년 후학기이면 애들이 대부분 한창 사춘기를 겪는 시기이기 때문에 부모가 엄하면서도 부드럽게 아이들의 사춘기를 무난히 넘길 수 있도록 협조해줘야 한다며 례를 수두룩하게 들어가며 조언해주었다.

후배는 남편이 외국에 일하러 가고 딸애를 어릴 때부터 혼자서 지극정성으로 키웠는데 딸애가 갑자기 이렇게 자꾸 다른 쪽으로 생각이 쏠리니 속이 탈 법도 했다. 나는 전직 교원이고 선배로서 후배를 많이 도와주고 싶었다. 나는 불안이 극심한 후배의 마음을 달래주면서 딸애가 련애를 하는 것도 성장의 일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니 마구 잔소리를 하거나 윽박지를 것이 아니라 련애를 하고 픈 딸의 마음을 리해해주고 공감해주면서 련애에서 손을 떼도록 손잡아주어야 한다고 했다.

“오늘 먼저 효진에게 련애가 공부와 금후의 삶에 주는 영향을 차근차근 알기 쉽게 말해주어라.”

우리는 이 이야기 저 이야기 하다가 9시가 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배와 헤여져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지금 중학생들은 개성이 강하고 표현력이 좋은 데다 정보력도 빠르다. 조기련애의 원인은 여러가지이다. 그 원인은 자식들에게 있기에 앞서 가정환경에 있다. 심리학적으로 많은 원인이 존재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이 자식들과 자주 대화하면서 자식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다독여주었는가? 자식들에게 공부를 잘해라고 너무 닥달하지 않았는가? 자식들의 모든 것을 부정한 적은 없는가? 자식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를 얼마 만큼 귀담아들어주었는가? 문제에 부딪치면 자식의 립장에서 생각한 적이 있는가? 등이 있다. 이런 대화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 해결방법중의 하나가 이성친구를 만나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조선어문을 가르치면서 진솔한 글감으로 작문을 쓰게 했다. 나는 글속의 이야기를 갖고 학생들과 개별담화를 할 때가 많았는데 나는 아이들을 교육하기에 앞서 아이들의 말을 귀담아들어주고 많이 공감했다. 그래서 학생들은 마음속 이야기를 서슴없이 털어놓았다. 얘기를 듣다 보면 학생들의 심리질병과 조기련애에 가정환경이 큰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을 안타깝게 느낄 때가 많았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자식농사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뜻대로 되게 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이 없이 좋은 결과를 바란다면 그것은 환상에 그치게 된다. 특히 조기련애는 어려서부터 부모가 양육에 주의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사춘기에 이 문제가 불거진다면 가정과 학교가 손잡고 제때에 옳바른 길로 이끌어야 한다. 공부보다 심신건강이 우선이다. 심신이 건강해야 공부를 잘할 수 있다.

  오늘도 나는 후배를 비롯한 부모들의 근심과 걱정에 공감하는 한편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뒤늦은 후회보다는 미연에 예방한다는 자세로 자식양육에 림하기를 기대해본다.

  •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

주소:중국 길림성 연길시 신화가 2호 (中国 吉林省 延吉市 新华街 2号)

신고 및 련락 전화번호: 0433-2513100  |   Email: webmaster@iybrb.com

互联网新闻信息服务许可证编号:22120180019

吉ICP备09000490-2号 | Copyright © 2007-

吉公网安备 22240102000014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