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은 보통 숨을 쉴 때 인지된다. 1~3초 정도의 자극을 종합하고 인식하는 이 과정은 ‘느린 감각’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하지만 후각은 눈을 깜빡이는 순간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일어나는 냄새의 변화도 감지할 수 있는, 매우 예민한 감각이라는 사실을 우리 나라 연구팀이 확인했다.
중국과학원 심리학연구소의 주문 연구팀은 인간이 코로 냄새를 한번 맡는 동안에 일어나는 냄새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그 연구결과가 일전 국제학술지 《자연—인간행동》에 발표됐다.
후각 지각의 변화를 측정하려면 냄새가 전달되는 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매우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신경활동을 포착해야 한다. 인간이 냄새를 맡는 속도와 서로 다른 냄새를 구별하는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리유이다. 연구팀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 냄새의 ‘시간적 분별률’을 측정할 수 있는 실험을 설계했다. 사람의 코에 두가지 냄새를 최소 18밀리초(1밀리초는 1000분의 1초) 차이를 두고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사과 냄새, 양파 냄새, 레몬 냄새, 꽃 냄새 등 다양한 향이 담긴 두 병을 길이가 다른 튜브로 참가자 코씌우개와 련결한 장치이다. 튜브에는 냄새를 맡기 위해 숨을 들이켜면 열리는 작은 스위치가 장착됐다. 연구팀은 참가자 229명에게 서로 다른 두가지 냄새를 일정한 순서 또는 반대로 제시하며 구별하도록 했다. 실험은 두 냄새 사이의 시간간격을 다르게 하면서 반복됐다.
실험결과 참가자들은 두가지 냄새의 변화를 1~3초 정도 지속되는 한번의 ‘냄새 맡기’ 행동 안에 인지할 수 있었다. 사람이 눈을 깜빡이는 속도인 100~150밀리초보다 빠른 60밀리초 간격에서도 냄새 변화를 인지하는 데 성공했다. 냄새 구분 능력은 냄새의 강도나 냄새 분자의 총량과는 무관했다.
참가자들은 두 냄새의 순서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 두 냄새중 처음 맡은 냄새를 정답으로 제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팀은 “냄새의 순서가 냄새의 정체를 정의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간 후각의 인지속도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다.”며 “눈에서 색채변화를 인지하는 것과 비슷한 속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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