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스트레스가 정서적·정신적 문제 뿐만 아니라 청력 저하까지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평소보다 뇌에서 음량을 더 작게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벤구리온대학교 생명과학부 레스닉 교수팀은 쥐 연구를 통해 반복적 스트레스가 뇌에서 소리를 처리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연구결과를 11일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에 발표했다.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흔히 겪는 ‘반복적 스트레스’는 학습과 의사결정, 정신과 질환 뿐만 아니라 감각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큰소리에 쉽게 놀라거나 불쾌한 냄새에 평소보다 쉽게 짜증을 내는 식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스트레스가 감각처리와 지각과정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반복적 스트레스가 뇌의 청각 인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파악하는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쥐에게 일주일 동안 매일 30분씩 좁은 공간에 갇혀있는 스트레스를 가한 뒤 다양한 음량의 소리를 들려주고 뇌에서 청각 정보가 처리되는 과정을 살폈다.
실험 결과 일주일 동안 반복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쥐의 청각 능력에 변화가 관찰됐다. 먼저 귀를 통해 외부에서 청각 신호를 받아들이는 청각 뇌간의 능력은 정상적으로 유지됐다. 반면 청각 신호를 인지하는 대뇌 청각 피질에서는 정상 상태일 때보다 음량에 상대적으로 둔감해졌다. 같은 소리를 더 작은 소리로 인지한다는 뜻이다.
스트레스를 받은 쥐의 뇌에서는 억제성 신경세포가 더 민감하고 강하게 반응했고 소리자극에 반응해 신경신호를 전달하는 세포와 단백질을 생산하는 신경세포는 둔감해졌다. 연구팀은 “이런 청각처리 과정 변화는 음량지각 능력 감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반복적 스트레스가 동물의 감각처리와 행동을 변화시키는 기제를 밝혀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주로 정서적 자극에 관여한다는 기존 생각에 도전하는 연구”라며 “반복적 스트레스가 학습·기억 같은 복잡한 작업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자극에 반응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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