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우릴 때 차잎이 물속의 중금속을 자연스럽게 흡착해 제거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재료과학·공학부 드라비드 교수팀은 차잎이 중금속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현상을 실험적으로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2월 24일 국제학술지 《ACS 식품과학기술》에 공개했다.
향미가 있는 차잎을 뜨거운 물에 담궈 우려내 마시는 음료인 차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음료이다. 차잎에서 나온 물질이 심혈관질환 예방 등 다양한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차잎은 부피에 비해 표면적이 넓은 구조로 차잎에 포함된 화학물질을 방출하거나 다른 물질을 흡착하는 데 유리하다. 연구팀은 이런 특성에 착안해 홍차, 록차, 우롱차 등 다양한 종류의 잎차와 티백(봉지차)이 물속 중금속 흡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중금속인 납, 구리, 아연이 다양한 농도로 포함된 용액을 만들고 끓기 직전의 온도까지 가열했다. 이후 여러 차잎을 용액에 담가 몇초에서 24시간까지 다양한 시간에서 중금속 이온농도를 확인했다.
실험 결과 차잎을 우려낸 용액에서는 모두 중금속 농도가 감소했다. 그중 홍차가 중금속 제거 효과가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홍차로 가공하면서 차잎의 미세한 구멍인 기공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기공이 열리면서 표면적이 상대적으로 넓어져 흡착능률이 증가한 것이다.
차잎의 량을 늘이거나 우리는 시간을 늘이면 중금속 제거 효과가 더 커졌다. 또 차잎을 갈면 표면적이 증가해 흡착력이 더 증가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차를 담은 티백의 소재도 중금속 제거에 영향을 미쳤다. 면과 나일론으로 된 티백을 사용할 경우 천연소재인 섬유소보다 중금속 제거 능률이 떨어졌다. 섬유소가 다른 소재보다 표면적 비중이 더 넓기 때문에 능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나일론 티백은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하지만 섬유소는 우리 몸에 들어오면 섬유질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3~5분 정도 우려내는 일반적인 차 한잔으로 식수에 포함된 납의 약 15%를 제거할 수 있다.”며 “전세계 사람들이 하루에 차를 한잔 더 마신다면 중금속 로출과 관련된 질병이 감소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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