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날 새벽 5시, 연길시 삼도만진 지변촌 마을어구에 있는 이민문화광장에서 78세의 촌민 왕청천은 다른 촌민들과 함께 굵은 소나무 기둥을 바줄로 고정한 뒤 오래된 멍에로 개조한 구식 그네(悠千)를 걸고 있다.
“그네는 우리 마을의 청명상징이다. 웃세대들은 그네 돌리기로 추위와 습기를 없애고 풍년을 기원했다.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있어서 그네는 향수를 달래고 전통명절에 의식감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얼룩덜룩한 멍에를 쓰다듬으면서 능숙하게 매듭을 묶고 있는 젊은 세대를 보며 왕청천은 매우 뿌듯해했다.
“우리는 이민촌이다. 1950년대부터 산동성에서 이곳 연변으로 이주했다. 그네를 돌리는 전통도 여기에 뿌리를 내렸다. 우리 마을은 수년간 청명절마다 그네를 돌리며 전통을 되살리고 있다.” 왕청천의 말이다.
80후 촌민 축계순과 왕봉도가 그네 안전시설을 자세히 점검하고 광장에 모인 촌민들에게 주의사항을 신신당부한 후 각자 봄갈이 준비로 돌아간다.

1988년생인 축계순은 빠른 걸음으로 광장 옆의 지변재배전문합작사로 돌아가 이미 그곳에서 바쁘게 일하던 몇명의 마을사람들과 함께 곧 시작될 봄갈이 작업에 대해 론의한다. 2015년 그는 도시 생활의 편리함을 포기하고 마을로 돌아와 80후 4명과 함께 합작사를 설립하여 창업의 길을 열었다. 대출을 받아 농기계를 구입하고 마을사람들의 토지를 임대하고 잣나무숲을 도급했으며 마을에서 하우스 재배, 딸기 채집 등의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우리 합작사가 도급한 토지는 100여헥타르이고 200여헥타르의 토지에 경작, 재배, 수확 대행 봉사를 제공하고 있다.” 축계순은 합작사 정원에 세워둔 수십대의 크고 작은 농업용 기계를 가리키며 현재 마을의 80% 이상의 경작지를 합작사가 관리하고 있으며 식량생산량이 안정적이고 촌민의 토지수익도 보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82년생인 왕봉도는 촌당지부 부서기일 뿐만 아니라 합작사의 중견 력량이기도 하다. 그네 설치를 마치고 그는 서둘러 마을 반대편의 버섯 양식 하우스로 달려가 수확상황을 살펴보고 균주머니 준비 진도를 살펴보았다. “마을은 두차례에 걸쳐 도합 12만균주머니의 버섯을 양식했는데 많게는 매일 75킬로그람의 버섯을 수확할 수 있다.” 왕봉도는 버섯양식은 관리에 참여하는 촌민들이 일년 내내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촌집체에 상당한 경제 수입을 가져다주었다며 그 덕에 촌에서 당애식당을 운영해 200여명의 65세 이상 로인들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갈수록 광장에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모였다. 76세의 고명량은 외지에서 돌아온 손주뻘 아이들이 그네에 앉아 빙빙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보다 더 즐겁게 웃고 있었다. 역시 고희를 넘긴 왕세옥 아주머니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잽싸게 그네에 올라 큰소리로 “더 빨리 돌려보라.”고 다그쳤다. 그네는 빠르게 회전하며 멍에를 묶은 6개의 좌석이 공중에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었다. 마을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응원의 함성이 뒤섞여 광장에서 마을 전체로 번졌다.
“지변촌의 활기는 전통문화에서 비롯되였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산업 진흥에서 비롯되였다.” 촌민 리아주머니는 한쪽에서 지변 특색의 밀가루부침을 만들면서 “예전에는 명절이면 아이들이 집에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는데 마을의 산업이 발전하면서 젊은이들이 귀향하여 창업하기를 원하고 마을사람들의 생활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촌당지부 서기 계붕의 소개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지변촌에서는 다양한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올해는 화훼재배 프로젝트가 새로 추가되였다. “요새 육모를 시작했다. 촌민들의 수입을 늘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길 록화 미화 사업에도 힘을 보탤 수 있을 것 같다.” 계붕의 말이다.
소옥민 우택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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