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버릴 수 없는 실수□ 김경희

2025-05-08 16:53:14

오늘은 딸 지영이의 생일이다. 어제 소식도 없이 멀리 상해에서 갑자기 집에 놀러온 딸의 생일이다. 정말 잘 쇠여주고 싶었다. 대학에 붙어서부터 지금까지 십여년 생일을 쇠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른 아침부터 지지고 볶고 버무리며 주방에서 바삐 보냈다. 아침 생일상이 나의 정성과 사랑을 담고 풍성하게 마련되였다.

지영이는 밥상에 마주 앉더니 “이렇게 많이 챙겼습니까? 어머니, 아버지, 저를 건강하게 낳아주고 곱게곱게 키워줘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서로 고마움과 축하와 덕담을 하며 아침을 맛나게 먹었다. 나는 밥술을 들다말고 지영이를 자꾸자꾸 쳐다보았다. 볼수록 예쁜 내 딸이였다.

지영이는 집에 인터넷속도가 늦어서 카페에 가서 일하겠다고 했다. 날씨가 음침하고 쌀쌀한데 하얀 치마를 입고 양말도 신지 않고 집을 나섰다. 아무리 잔소리해도 지영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4월 말이여서 난방이 끊긴 집은 이불속에서 나오기 싫을 정도로 추웠다. 난 지영이가 추위에 떨가봐 불안했다. 오후가 되자 날씨가 더 추워졌다. 지영이에게 련락하여 카페위치를 알고 바지라도 가져다 주고 싶었다. 그런데 지영이의 일에 지장이 될가봐 주저되였다.

문득 점심에 은지가 생일케익을 사갖고 지영이 생일을 쇠준 것을 모멘트에서 본 기억이 났다. 지금도 같이 있으리라 생각되여 은지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런데 은지는 애가 아파 3시 30분에 먼저 카페에서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카페는 내가 찾기 힘드니 곧 따뜻한 탄자를 갖고 카페에 가서 지영이를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참 고마운 은지였다. 나는 저녁에 백리청에서 이레보쌈을 먹기로 약속했으니 수고스러운대로 거기까지 데려다 달라고 했다. 정말 자기 딸밖에 모르는 어머니였다. 5시 30분이면 차들이 많이 막혀 운전하기 힘든데 나는 그것을 미처 생각못하고 우리 지영이만 생각했다. 나이 예순인 나는 너무 어리석고 자사자리했다.

남편과 함께 금방 자리를 잡고 앉으니 딸 지영이도 뒤따라 들어왔다. 지영이의 표정이 흐려있었다. 나는 온종일 일하여 힘든줄 알았다. 그런데 그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머니, 왜 나에게 문자하지 않고 은지에게 그렇게 어려운 부탁을 했어요? 은지 아들이 아파 병원에서 금방 돌아왔고 남편과 함께 저녁도 먹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난 그리 춥지 않았습니다.”

그제야 미안했다. 은지는 어머니가 자기 친구를 바쁘게 해서 많이 미안했나보다.

“어머니의 마음은 리해돼요. 그러나 은지는 그런 모성을 느끼지 못했으니 많이 부러웠대요.”

난 된방망이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은지는 중학교에 입학하여 며칠 안되여 우리 집에 놀러왔다가 양딸이 되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래라고 가볍게 받아주었다. 우리 딸 지영이와 은지는 그때부터 형제처럼 다정했다.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며 서로에게 의지가 되였다. 활발하고 인정스러운 은지를 나는 무척 귀여워했다.

은지의 부모는 그때 외국에 있었고 쭉 외할머니손에서 자랐다. 은지는 어머니 곁에서 사랑과 정성을 듬뿍 받는 지영이를 너무 부러워했다. 썩 후에야 이 사실을 알고 더는 은지 앞에서 지영에게 모성애를 표현하는 것을 자제했다. 그런데 오늘 딸 걱정만 하고 은지의 사정에는 관심이 없었다. 어른답지 못했다. 나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우리 딸 지영이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는데 불쾌하게 만들어 저녁밥도 어떻게 먹었는지 모를 정도였다.

얼핏 보면 작은 실수 같지만 어른으로서 큰 실수이다. 내가 자기 딸밖에 모르는 마음이 초래한 큰 실수이다. 은지에게 미안하여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지영이가 자기가 은지에세 잘 말할테니 오늘은 침묵하는 것이 낫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후에는 자기 딸을 사랑하는 만큼 은지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못을 박아 말했다. 나는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없을것이라 다짐하고 지영에게 저녁을 맛있게 먹자고 말했다. 대학에 가서 오늘까지 십여년만에 처음 생일을 잘 쇠주고 싶었는데 그 소망이 깨지니 많이 서운했다.

나는 집에 돌아와서 자신을 깊이 반성했다. 나는 신중하지 못하고 자사자리했으며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지영이가 추울가봐 걱정하는 십분의 일이라도 은지를 생각했더라면 은지가 지영이를 데려다주겠다는 것을 막았을 것이다. 아픈 아들을 데리고 남편의 차에 앉아 지영이를 찾아가 지영이를 데리고 맛집으로 오는 지은이의 마음이 오죽했으랴! 정말 나는 어처구니 없는 어른이였다. 물은 건너보아야 알고 사람은 지내보아야 안다고 은지가 오늘 나에게 얼마나 실망했을가!

내가 손목을 상했을 때도 은지는 소고기 선물세트를 한박스 사들고 병문안 왔고 교원절에도 꽃다발을 안고 가끔 찾아오는 은지인데 말이다. 은지는 지영이를 낳아줘 자기 생에 좋은 친구가 있게 되였다며 별로 해준 것 없는 나에게 크게 감지덕지했다. 말로만 양딸이라며 실제로 별로 베풀어주지 못했는데 깊은 상처까지 주었으니 정말 부끄럽고 미안하고 죄송했다.

  나이 예순이 되였지만 처사를 이렇게 한 자신이 사무치게 싫다. 조금만 립장을 바꿔 생각을 하면 정답을 찾을 수 있는데, 낯 뜨거운 실수를 면할 수 있는데… 팔이 너무 안으로 굽어 틀린 처사를 한 내가 한심하기 그지없다. 언제면 나도 어른다운 어른이 될 수 있을가? 잘못을 인지했으니 노력하면 개변할 수 있겠지? 그래도 성근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가슴 치며 뉘우치니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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