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의미□ 리정희

2025-05-30 08:21:54

가볍게 부딪치는 맥주잔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나누는 친구가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리유 없이 무턱대고 전화를 걸어 반나절씩 수다를 떨어도 기꺼이 들어주는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준 여러 부류의 친구들 덕분에 오늘도 미소로 피여나는 나의 하루이다.

돌이켜보면 때로는 내 삶의 스승이 되여 바르게 타일러주기도 하고 때로는 가족과 같아 내 허물을 드러내도 비웃음이 아닌 따듯한 위로를 아끼지 않고 또 그러다가도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릴 때면 시시콜콜 따지지 않고 슬쩍 웃고 넘어가주는 고마운 친구들이 있다.

소중한 인연을 이어오기까지 우린 결코 순탄하게 손잡고 걸어온 건 아니였다. 각자의 시간에 쪼들려 다람쥐 채바퀴 돌리듯 하면서도 우정이라는 빛나는 감정을 알뜰히 경영하려는 우리의 모지름은 해에 해를 이어 거듭하면서 오늘의 가슴 따듯한 정을 빗어낸 것이다.

그렇다고 스치는 모든 인연의 끈을 이어온 것은 아니다. 세월의 풍파 속에 차거운 바람의 흔들림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손을 놓은 인연도 한둘이 아니다. 학창시절을 아롱진 추억으로 장식해준 개구쟁이 친구들도 많았지만 사회에 진출하면서 어느 순간부터인가 련락이 뜸해지더니 나중에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조차 모르고 우리의 이야기는 아득한 옛말이 되여 추억의 창고를 채우고 있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사회생활 속에서도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하며 서로의 우정을 다졌지만 세월이 흘러 퇴직을 하고 보니 타지로 떠난 사람도 많고 또 취미생활도 달라 서로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음이 안타까울 때도 많다. 그러다가도 어쩌다 길가에서 마주치면 그래도 그제날의 정을 떠올리며 반갑게 맞아주는 것만으로 마냥 고맙기만 한 사람들이다. 함께 해온 날들의 추억은 서로의 마음에 빛나는 보석마냥 소중하게 새겨져있다는 것이 고맙고 서로를 기억하면서 잠간의 만남에도 태양빛마냥 눈부신 웃음으로 기쁨에 젖을 수 있어서 다행인 우리들이다.

친구라는 의미를 되새기며 이어지고 있는 인연과 그리고 끊어질가 두려운 인연과 또 이미 련락조차 어려운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그래도 수많은 인연의 고리로 얽힌 삶이여서 다채롭고 풍요로웠다고 말하고 싶다. 함께 한 날들 속에 서로를 리해하고 위로하며 더 멋진 래일을 그리던 우리의 젊은 시절이 있고 더불어 함께 한 지난 날들이 랑만으로 채워질 수 있어서 모두가 고마운 인연이 아닌가! 세월이 많이 지났어도 서로에게 잊혀지지 않는 의미로 남아있다면 비록 지금은 조금 련락이 뜸하더라도 나는 그들은 여전히 친구라고 부르고 싶다. 아직도 사랑한다고 소리높이 웨쳐보고 싶다.

세월이 류수라더니 울며 겨자 먹기로 나도 어느덧 석양과 마주하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을 수 없게 되였다. 요즘 들어 나는 젊은 날의 꿈을 다시 꺼내들고 도전장을 내밀어본다. 늘 가슴속에서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문학을 향한 열망을 품고 나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다. 같은 문학을 꿈꾸는 사람들과 친분을 쌓으며 문인들과 인연이 닿으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게 된다. 여러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받으며 마음의 소리를 글로 적어보는 현재가 즐겁다. 그리고 함께 같은 취미생활을 즐기는 친구끼리 한수의 시에 감탄해보고 한편의 글에 공감을 보내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석양빛을 물들여가는 현재가 그윽히 랑만적이지 않은가? 짤막한 문장에 삶을 녹여 맛을 내려는 나의 몸부림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는 친구들이 있음으로 나는 흥분으로 채워지는 시간을 새김질하고 있다.

내 삶의 궤적을 돌이켜보면 참 고마운 친구들이 많았다. 그 우정이 나의 감성을 살찌워주었고 그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나는 빛갈 눈부신 옛말을 주저리주저리 엮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나의 꿈에 공감을 보내주는 문인 친구들 덕분에 나의 로년은 더더욱 보람찰 것이다. 내 추억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는 어제날의 그 사람들과, 나의 현재를 장식해주고 있는 지금 내 곁의 사람들과, 그리고 래일 만나게 될 새로운 인연들을 나는 모두 친구라 부르며 나만의 의미를 부여해본다. 친구여, 만나서 즐거웠고 그리워할 수 있어서 내 심장은 벅차게 뛰고 기대할 수 있어서 설레이게 되는 고마운 사람들이여. 나도 그대들의 가슴속에 떠올리면 미소가 지어지는 친구로 남고 싶다.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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