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청현 74세의 퇴직로인 고만상은 13년간 컴퓨터 한대, 로인용 휴대폰 한대, 이름과 주소가 가득 기록된 공책 한권으로 타향에서 영면한 수십명 렬사들의 친족을 찾아주고 오랜 세월 흩어졌던 전우들이 다시 련계가 닿도록 도와줌으로써 영웅이야기가 다시 빛을 발하게 했다.

2012년, 고만상은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일부 렬사들이 타향에 묻혀있지만 헤여진 가족들은 이를 찾을 방법이 없어 안타까워하고 많은 로병들이 전우들과 련락이 끊겨 일생의 한으로 남아있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였다.

어릴 때부터 군인에 대해 감정이 깊었던 고만상은 자신의 노력을 통해 렬사의 가족을 찾아주고 련락 두절된 지 여러해 된 오랜 전우들이 다시 모일 수 있기를 희망했다.

“길림성 왕청적 전우인 임극학을 찾는데 그 당시 우리는 함께 군대에서 복무한 적이 있습니다…” 2012년 7월, 왕청현 현지인인 고만상이 인터넷에서 이 정보를 보았을 때 임극학이 친구의 친척일 수 있다는 것을 의식했다.

그가 여러차례 전화로 소통한 결과 련락이 끊긴 지 여러해가 된 두 전우가 마침내 다시 련락할 수 있게 되였다. 이 일로 고만상은 ‘다리를 놓아’전우 찾기를 돕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되였다. 이때로부터 낮에는 전화를 걸어 단서를 찾고 밤에는 정보를 정리하는 것이 고만상의 퇴직 후 일상이  되였다. 다년간 고만상은 도합 300여명 로병들이 전우와 다시 련계할 수 있게 했다.

2017년, 고만상은 ‘렬사 원진강의 친족을 찾는다’는 정보를 보았다. 원진강은 왕청현 계관향 계관촌 사람으로서 1946년에 참군한 후 도강전역에서 희생되였다.

“영웅이 타향에 뼈를 묻게 해서는 안된다. 가족은 소식을 모르고 제사를 지낼 수 없다.” 고만상은 유일한 정보를 가지고 계관향으로 달려갔지만 원씨네 집이 이사한 지 이미 여러해가 되였다는 것을 알게 되였다. 그 후 6년간 그는 여러차례 도문, 연길, 왕청 등지를 오가며 보관서류를 조사하고 단서를 찾아 렬사 친족 정보를 찾았다.

2023년 10월, 고만상은 렬사 원진강의 두 조카딸을 찾았는데 이는 원씨네 3대로 하여금 70여년 만에 처음으로 가족의 소식을 접하게 했다. 2024년 3월, 원진강 가족은 멀리 호북성 황강시 단풍현렬사릉원에 가 렬사 원진강에게 제사를 지냈다. 이 기회를 통해 고만상은 원진강과 같은 전역에서 희생된 42명의 연변적 렬사의 정보를 수집해 20명 렬사의 유가족을 찾아주었다. 그는 또 호남성 익양시 마적당전역에서 희생된 300여명의 길림적 렬사들의 친족 찾기 작업에도 참여해 20여명 렬사들의 유가족을 찾았다.

렬사를 위해 친족을 찾는 과정에 고만상은 많은 렬사들이 이름만 남아있고 사적이 거의 소실되였음을 깊이 느끼게 되였다.

2024년 2월부터 고만상은 왕청현위 당사연구실, 퇴역군인사무국 등 단위를 찾아다니며 한 글자 한 글자 정보를 대조하여 총 2362명 렬사를 포함한 ‘왕청현 혁명렬사영명부’를 정리해내 현재 왕청현에서 가장 정확하고 권위 있는 렬사정보창고로 되게 했다.

고만상은 또 780명의 렬사를 위해 생애 사적을 정리하고 조선족혁명렬사문헌을 위해 편리한 검색표를 작성하기도 했다.　

정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