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물티슈를 변기에 버릴 경우 수천파운드의 벌금이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현지 상하수도 업체들이 특수장비를 동원해 해당 가구를 추적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이다.
9월 2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물에 녹지 않는 물티슈를 변기에 던져 흘려보내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영국 수자원당국은 이를 막기 위해 본격적인 단속에 착수했다. 문제 해결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도 사용자에게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영국 북동부의 상하수도업체 노섬브리아워터는 최근 크레인처럼 생긴 기계팔 형태의 특수장비를 개발해 하수관에 쌓인 물티슈를 포착하고 회수하는 작업에 나섰다. 이 장비를 통해 물티슈를 흘려보낸 가구가 특정되면 해당 가구에는 수천파운드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최대 2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가능성도 있다.
단속당국은 먼저 지역별 하수관막힘 데이터를 분석해 문제가 심각한 지역을 선별하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심가구들을 추려낸다. 이후 해당 가구 린근의 맨홀에 장비를 설치해 물티슈의 류입 경로를 추적하고 실제로 쌓인 물티슈를 끌어올린다.
대부분의 물티슈는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져 화장지처럼 자연분해가 되지 않는다. 하수관을 막고 심한 경우 배수역류를 유발할 수 있으며 하수처리장 뽐프에 달라붙어 루수나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노섬브리아워터는 이번 집중단속을 통해 약 3만킬로메터 길이의 하수망에서 막힘 사례를 절반으로 줄였고 내부 침수사고도 약 6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은 잉글랜드 북동부의 레드카·클리블랜드의 스켈턴, 스톡턴온티스, 선덜랜드, 노섬벌랜드의 베들링턴 일부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뉴캐슬 린근 노스 타인사이드 일부 지역 주민에게는 이미 경고장이 발송된 상태이다.
노섬브리아워터측은 “광고에서 ‘물에 녹는다’고 하는 물티슈조차도 변기에 버려서는 안된다.”며 “화장지를 제외한 그 어떤 것도 변기에 흘려보내지 말라.”고 재차 경고했다. 이 단속 기술과 장비는 영국의 다른 수도회사들과도 공유될 예정이다.
현장에서 장비를 직접 운용중인 하수유지보수 요원 롭 밀러는 “큰 배수관에서 하루 최대 150장의 물티슈를 회수한 적도 있다. 장비가 가득차면 다 회수하지 못할 때도 있어 지역의 심각도를 판단하는 지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가정은 하루에 30장의 물티슈를 변기에 버리는데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를 때도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 가정에서는 물티슈 2양동이를 꺼낸 사례도 있었으며 부부가 서로 책임을 미루다가 결국 안해가 욕실청소에 사용한 물티슈 때문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한편, 런던 해머스미스다리 린근에서는 최근 일명 ‘젖은 물티슈 섬’을 제거하는 작업이 약 3주 만에 완료됐다.
이는 실제 섬이 아니라 하천과 하수구에 쌓인 수백만장의 젖은 물티슈가 만들어낸 거대한 덩어리이다. 크기는 테니스장 2개를 합친 정도였으며 깊이는 1메터를 넘었다.
하수도업체 테임즈워터는 “끔찍한 광경이였다.”며 “이처럼 축적된 물티슈는 하수처리 시스템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매년 약 38억장의 물티슈를 수도관 및 하수도에서 수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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