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아래에서 (외 3수) □ 리기준

2026-01-16 09:12:20

등불 같은 풍경이 고운데

그리움도 한계가 있는지라

어느 때부터 커지는 중력의 무게

하나둘 잡았던 끈을 놓는다


오랜 시간 숙성하여온 노란 그리움

오랜 시간 간직하여온 뜨거운 감정

숨소리도 나지 않는 여든여덟개 건반 우로

사랑의 음표되여 호흡 맞춰 내린다


음악은 밝은 해살처럼 내리고

선률은 심장소리처럼 흐르고

분위기는 구름처럼 솟아오르다

절정이 멈추고 박수소리 넘친다


도시에서 귀퉁이를 헤매던 바람도

여기에선 트이는 하늘이 되여가고

도시에서 골목의 끈을 놓은 돌도

여기에선 따끈한 끈을 잡을 수 있다


끈을 놓은 그리움은

누구한테 사랑이 되고

끈을 잡은 사랑은

누구한테 행운이 된다


흐르는 시간 묶어두고

까치밥이 되여주는

마지막 사랑 하나

고운 풍경으로 흐른다



강아지웃음 배우기


그이에게는 웃음이 많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리고

꼬리 끝까지


그이가 온몸으로 웃어줄 때면

흐뭇한 미소가 저절로 살아나며

온몸은 무거운 짐 내려놓고

고무풍선처럼 떠오릅니다


웃음 가득 안고 목줄 당기며 산책할 때면

날마다 걸어도 서먹하기만 하던 길도 다시 익숙해지고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도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이와 리듬을 맞추어 뛰면

우주가 팽창하듯 중심에서 멀어져가다가도

해빛도 다가오고 바람도 다가오고

풀 꽃 나무와 돌도 싱싱하게 다가와서

멀어져간 중심을 다시 잡을 수 있습니다


그이와 호흡을 맞추어 뛰면

외로움과 슬픔과 부담도

가면 같은 허위도

포물선 같은 굽신거림도

미끄럽게 슬슬 지나보내며

온몸은 미소로 가득찹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으로

가벼운 웃음을 배우고 기르며

싱싱한 새 한마리 통채로 삼키고

푸른 대지를 신나게 달리는 나는

한 종류의 강아지가 되여갑니다




거울 기적


거울은

아침마다 게으른 녀자를 들깨운다

자기 앞에 서서

예쁨을 알려주고

자신감을 심어준다


거울은

녀자의 화장을 거들어준다

외모도 내모도 다듬어야 빛난다고

열심히 설명해준다


거울은

외롭고 힘든 녀자의 어깨를 다독여준다

커피도 따라주고

음악도 틀어주며

웃어야 복이 온다고 소곤거린다


거울 속 녀자를 닮아가는 녀자는

자기의 웃음에서

향기가 난다는 것을 알았고

사랑도 나누어야 행복하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간다



고독


기껏 부드러운 빛 별빛 빛나는 밤

고독과 손잡고

려행길 오르다


푸른 은하수 건너서 찬란하게 빛나는

외로이 빛나는 동주별

그 동주별 찾아서


고독을 모르면 빛날 수 없다는 말

혼자말처럼 중얼거리는

동주별


오늘 밤에는 동주별 찾아

고독을 술처럼 마셔야겠다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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