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의 기억 (외 1수) □ 리화
한그루 억새가
바람에 몸을 흔들면
그건 흙내음 스민
어머니의 속삭임
구부러진 등에
수많은 계절을 지고
흰 머리카락 날리는
어머니의 뒤모습 같아
억새 줄기 만지던
어머니의 손길에
“앞날엔 풍요로워라”
살며시 속삭이셨네
그 주름 고이 스민
비물과 이슬처럼
땀방울 맺힌 자리
삶의 이야기 새겨졌네
해살에 말린
억새 이삭마다
어머니의 지난날
추억으로 영글었네
하늘과 땅 사이
가장 낮은 자리에서
그녀가 꿈꾸던
푸른 래일 피워내고
고개 숙인 모습
세월이 스며들어
흰빛으로 피여나는
사랑의 결실 되였네
해살에 걸린 그리움의 무게
마당 구석, 낡은 구두의 풀린 끈 하나
바람에 한번 흔들리면
시간이 손가락 사이로 스민다
아버지의 지팽이가 기대던 자리에
아직도 그의 체온이 스며들어
찬바람을 잠시 막아주네
해질녘 담벼락에 드리운 두 그림자
아버지의 그늘이 내 그늘에 배여들어
빈틈을 메우기보다
서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자라나네
식어버린 차 한잔이라도
손맵시에 배인 온기는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네
우물가 돌벽에 마른 비물자국
그 앞에 서면
눈섭에 서린 이슬이
아버지의 눈빛으로 번지더니
결국 한 방울이 되여
내 뺨에 내리네
이제야 알겠어─
나는 아버지를 닮아가는 게 아니라
그가 남긴 자리를 채워가는 것임을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