령감 1 (외 5수) □ 백진숙

2026-02-27 08:53:21

가는 듯 오는 듯

오는 듯 가는 듯


바로 앞에 네가 보여

헐금씨금 쫓아갔으나

넌 그 어디에도 없었다


헌데 웬일인가

정신없이 쫓아다닐 땐 보이지 않더니

돌아서 외면하면 슬금슬금 다가온다


아침 잠자리에서 눈떴을 때

설겆이 하다가

길 가다가

뻐스 안에서

등에 시를 업고

불꽃처럼 튀여나오는 너


마주 향해 달려가 덥썩 손잡으며

기쁨에 겨워 소리친다


한놈 잡았다



령감 2


누군가 넌 내 안에 있다 해서

온몸 뒤지며 찾아보았다


호주머니도 뒤져보기도 하고




심장문까지 열어보았으나

그 어디에도 없었다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데

어데선가 나를 부르는 듯한 소리

홱 머리 돌려 보니 신기루인가

불쑥 솟아난 푸른 싹 하나

배시시 나를 부르며 웃고 있었다


와 로또 당첨이다

달려가 꽉 붙잡으며

또다시 기쁨에 겨워 소리친다



또 한놈 잡았다



령감 3


언제나 술래가 되여

털끝 하나 보일세라

꽁꽁 숨어버린 널 찾아다녔다


너한테로 가는 길은

때로는 끊기였다가 때로는 열리고

때로는 보이는 듯하다가

금방 다시 사라져버렸다


한시도 쉴세라 땀 벌벌 흘리며

널 찾아다니던 어느 날

문득 커다란 홰불 높이 들고

스르륵 문 열며 소리 없이 들어서는 너


게으른 자는 멀리하고

노력하는 자에게만 찾아오는 너

너를 만나고 온 날은 빛을 만나고 온 날

또 숨어있는 나를 만나는 날


오늘도 계속되는 너와 나의 술래잡기



령감 4


진달래시 한수 쓰고 싶었으나

머리가 하얗게 비여 쓸 수가 없었다


네가 있어야 쓰겠는데

너와 함께 할 때만이 시가 오는데

어디로 도망가고 코빼기도

안 보이는 거냐

번마다 허탕 치고 돌아온 나


그러던 올 4월의 어느 날

다시 진달래밭에 서서

피 터지게 널 부르며 숨소리 듣노라니

문득 류성처럼 날아와 꼰지는 너

이글거리는 네 눈과 마주치는 찰나

아름다운 시가 되여

사뿐사뿐 걸어오는 진달래


엎어질 듯 달려가 포옹했다

너와 초점 맞출 때

너와 하나로 될 때

세상만물 목소리 들리고

그들 모두가 시가 되거늘


오 령감

금쪽같은 내 생의 동반자여



무릎


키 낮출 줄 모르고

직진의 날개 달고

빛과 함께 달리다

곤두박질한다


닳아 떨어진 연골로 맞바꾸어온

삶의 펴기와 굽히기


각 세운 세월이

긴 손 흔들며

길 비켜준다



삶의 노래 2


무정한 허리가 나를 버리고 떠나갔을 때

내 나이 겨우 스물 둘

꽃다운 청춘은 언녕 도망쳐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었다


세월이 준 지팡이 짚고

잃어버린 허리 찾아 가시덤불 헤치며

허위허위 걸어온 수십년 세월


주절주절 털어놓는 나의 삶 주어보면

억울했던 지난 세월 호소하는

허리의 울음소리만 들려올 뿐

아 허리 가장자리에 피여난

지울 수 없는 눈물꽃


다시 일어나라 눈물로 얼룩진 허리여

아픔 갈아 만든

내 허리에 걸려있는 슬픈 시 한수

来源:延边日报
初审:林洪吉
复审:郑恩峰
终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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