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눈망울(외 5수)□ 한경애

2026-04-10 09:37:07

보슬보슬 봄비가 내린다

젖줄기 받아 문 꽃나무

수유하는 소리 맛갈스럽다

사처에 봄의 눈망울

개구리눈처럼 불거졌다


장미꽃 나무는 파란 눈망울

개나리꽃 나무는 노란 눈망울

진달래꽃 나무는 빨간 눈망울

목련꽃 나무는 하얀 눈망울…

수묵산수 등불을 켠 듯이 환해졌다


해마다 다시 만나는 봄인데

처음인 듯 신기하게 바라보는 고운 눈망울

꽃샘바람에 씻은 고운 눈망울

초롱초롱 빛이 난다


해마다 다시 만나는 네 얼굴인데

마주치는 눈빛에 애간장 녹는다

─내 심장아!


도심에서 봄을 만나다


창밖에서 부서지는 금빛 봄해살

─똑똑똑

유리창을 노크했다

어서 밖으로 나오라고


하늘을 우러러

두 눈을 지그시 감고 모든 촉각 곤두세워

모태처럼 안온하고 포근한 봄볕을 향수한다

달콤한 봄냄새가 코털을 간지럽히니

동면으로 웅크렸던 가슴이 스르르 펴졌다


디딤돌 틈새를 비집고 나온

삼둥이 민들레꽃 해님처럼 활짝 웃으며

─안녕하세요? 새봄입니다! 봄인사 건네고

코딱지만한 냉이꽃도

수줍게 웃으며 눈인사하였다


몸속 모든 세포가 잠에서 깨여나

쭉쭉 기지개를 켰다

겨우내 깡깡 마른 내 가슴에서도

새순이 빠끔히 얼굴을 내밀었다


봄날의 식탁


봄날의 식탁은

푸른색이다


톡 쏘아올리는 새콤달콤 고추장 달래무침

달큰하고 싱그러운 참기름 냉이무침

쌉싸름 달작지근 상큼한 민들레 파 쌈

3년 체증이 확 풀리는 구수하고 시원한 쑥국


가난했던 위장을 채워주었고

가는 갈비뼈를 굳혀준

동년의 추억 불러오는 식탁


땅의 정기 듬뿍 다져넣고

봄볕 한스푼 솔솔 뿌린

둘도 없는 건강한 맛


너의 하얀 피 내 혈관으로 흘러들어

뜨거운 피줄이 펄떡이였다


봄날의 식탁은

언제나

푸른색이다


문턱 아래에 핀 민들레


굳이 민들레의 고향을 묻지 마오

보따리 푸는 곳이 고향이라오

어디든 푸른 마당 펼치고

깨가 쏟아지게 잘 살아간다오


천생연분 따로 있나

만나서 정이 들면 연분이라오

바람이 맺어준 인연에 감사하며

문턱 아래 틈서리에 보금자리 틀었다오


방이 좀 비좁으면 어떻소

마주보며 살 부비며 사는 게 좋은 거지

흰민들레 남편 흰 이 드러내며 벙긋

노란 민들레 안해 노란 이마 다소곳이 방긋

오손도손 행복한 민들레 부부


─어서 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문턱 아래서 다소곳이

가게 손님 맞아주고 바래는

정다운 민들레 부부


백목란


3월

봄의 길목에서 다시 만났다

흰 벽 담장 안에 터를 잡고

가지마다 받쳐올린 수많은 목화송이들


선녀들이 속세에 봄마중 왔는가

티끌 없이 깨끗한 백옥 같은 얼굴들

순백의 비단옷 차려입은 우아한 모습

세속에 물들지 않은 고결한 성품

널 마주한 내 심장 두근두근

첫사랑 만난 듯 설레이여라


혼탁한 내 입냄새가

너의 향기 물들일가 봐

감히 다가서지를 못했네


나 한줄기의 봄빛이 되여

너의 고운 뺨 보듬고 싶어라

나 한줄기의 봄바람 되여

너의 허리 꼭 껴안고 싶어라


수양버들


봄바람이 얼레빗으로

살살 빗어

푸르게 염색해주면

생머리 휘날리는 그 멋

최고라고 찰랑거리네


가을바람 챔빗으로

살살 빗어

갈색으로 염색해주면

그 또한 세련된 멋

으뜸이라 하늘거리네


심술궂은 겨울바람

머리카락 한줌 뽑아가도

괜찮다 쓰다듬으며

숱 적은 머리채 찰랑거리네


백년을 살아도

천년을 살아도

생머리만 고집하는

멋쟁이 수양버들 아가씨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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