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단순히 이미지를 만드는 도구를 넘어 대중이 자신의 감정을 사회와 공유하고 창작의 당당한 주체로 참여하는 핵심매개체가 되고 있다. "
눈부신 봄 해살이 가득한 거리마다 사진을 찍는 손길이 분주하다. 최근 우리 사회를 달구는 영상의 흐름은 과거와는 결이 다르다. 산골마을 교원의 투박한 교실 기록, 고향으로 돌아온 청년의 렌즈에 포착된 마을의 변천사 등 전문작가가 아닌 평범한 이들의 기록이 날것 그대로의 진실함으로 대중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중국촬영가협회와 북경촬영통신학회가 공동 주최한 ‘새로운 대중문예 속의 사진’ 공모전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2025년 12월 시작 이후 18만건이 넘는 투고와 수백만회의 로출을 기록한 이 열풍은 예술의 주권이 전문가의 손에서 대중의 삶 속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국가 차원의 전략적 방향인 ‘15차 5개년 계획’과 2026년 전국 ‘두 회의’에서 강조된 ‘인터넷 환경에서의 신대중문예 번영’이라는 핵심 과제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사진은 스마트폰이라는 도구를 통해 가장 강력하고 능률적인 대중적 표현수단으로 급부상했다. 북경사진통신학회 장희홍 원장은 이를 두고 “평범한 로동자의 일상과 시시콜콜한 삶의 온기를 사진이라는 매체로 엮어내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사진이 단순히 이미지를 만드는 도구를 넘어 대중이 자신의 감정을 사회와 공유하고 창작의 당당한 주체로 참여하는 핵심 매개체가 되였음을 의미한다.

사진작가 고평의 작품 <봄의>.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예술적 문턱의 붕괴와 ‘시선의 전복’이다. 전통적인 사진미학에서 로동자와 서민은 대개 ‘관찰의 대상’이자 ‘기록의 객체’였다. 전문적인 촬영가가 현장으로 내려가 그들의 삶을 ‘타자의 시선’으로 담아내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 프로젝트는 이 공식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중국예술연구원 로태광 소장은 “과거 ‘관찰당하던’ 대상이 스스로 예술의 문턱을 넘어 창작의 주체가 되는 것은 사진이 삶의 본질로 회귀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문예망 왕사 부총경리 역시 “로동자가 피사체에서 ‘자기 기록자’로, 응시받는 객체에서 표현하는 주체로 진화한 것이야말로 새로운 대중문예가 지닌 가장 경이로운 동력”이라고 덧붙였다. ‘나의 삶을 내가 말한다’는 이 당연한 권리가 기술적 진보와 만나 비로소 예술적 실천으로 발현된 것이다.
인공지능과 생성형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왜 여전히 ‘직접 찍는 사진’이 중요한가에 대한 답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신화사 연구원 신려는 AI가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화려한 영상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을지언정 사진이 본래 품고 있는 ‘진실함의 유전자’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다고 단언한다. 현장과의 정서적 련결 그리고 창작자가 그 공간에서 느꼈던 찰나의 호흡은 오직 ‘재현’이 아닌 ‘기록’을 통해서만 보존되기 때문이다. 북경영화학원의 한 강사는 AI의 거센 파도 속에서 예술 교육자들 역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시대에 걸맞은 예술적 해석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미래의 사진예술은 ‘누가 더 잘 찍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진실하게 세상을 바라보는가’의 문제로 귀결될 전망이다. 《대중촬영》 잡지사 리흠 부주필은 알고리즘과 트래픽이 지배하는 환경에서 창작자의 주체성과 사유가 위협받고 있음을 경고하며 “이제 사진은 단순한 기록도구를 넘어 사상을 전달하고 사회를 련결하는 매체가 되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층 민중의 삶에 뿌리 내린 우수한 작품들이 합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전시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될 때 새로운 대중문예는 비로소 가장 견고하고 광범한 대중적 토양 우에 찬란한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확인된 대중의 창작에너지가 향후 문화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8만여점의 작품 하나하나는 단순한 사진이 아니라 동시대인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따뜻한 안부이자 시대의 자화상이다. 기교에 매몰되지 않은 진정성, 현장의 땀방울이 밴 생명력이 사진예술의 새로운 정의를 써 내려가고 있다. 이제 렌즈는 더 이상 먼곳의 풍경이 아닌, 지금 바로 우리 곁에서 묵묵히 삶을 일궈가는 ‘사람’과 ‘일상’을 향해 가장 뜨겁게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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