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면 일단 받는다. 하지만 “여보세요?”라고 먼저 말하지는 않고 상대방이 누구인지 왜 전화했는지 먼저 밝힐 때까지 기다린다.
미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전화통화의 첫마디였던 ‘헬로우’가 사라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발신자 표시가 일상화되고 스팸과 인공지능(AI)을 리용한 음성사기에 대한 경계가 커지면서 나타난 변화이다.
특히 상대방이 누구인지에 따라 전화를 받는 방식도 달라졌다. 21세 아비게일 샤론은 가까운 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헬로우’ 대신 자신만의 인사말인 ‘벨로우’를 사용한다. 이후 영화 《미니언즈》에 등장하는 ‘미니언어’로 대화를 시작하기도 한다. 가까운 사이에서는 ‘안녕’, ‘야’, ‘뭐해?’, ‘어디야?’ 등 관계에 따른 다양한 인사말이 사용된다. 전통적인 ‘헬로우’는 의사에게 전화하는 등 비교적 격식을 갖춰야 하는 상황에서 주로 사용한다.
모르는 번호라면 아예 첫마디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22세 소피아 페레즈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대방이 먼저 말하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스팸봇이 사람의 목소리를 록음해 사기에 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접한 뒤 생긴 습관이다.
교육전문가 마이카 마이어가 15~16세 청소년 약 30명에게 전화례절을 물은 결과에서도 약 3분의 1이 인사 없이 전화를 받는다고 답했다. 이들은 그 리유로 상대방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발신자 표시 기능의 보편화도 전화인사법을 바꾼 요인으로 꼽았다. 과거에는 전화를 받기 전 상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화면을 통해 발신자를 확인할 수 있어 통화가 시작된 뒤 다시 인사하거나 신원을 확인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것이다.
최근 심리학 연구에서도 젊은 세대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진이 10세부터 94세까지 2000명 이상의 14년간 록음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평균 말하는 단어 수는 2007년 약 1만 6000마디에서 2019년에는 1만 3000마디 이하로 감소했다. 특히 25세 미만에서 감소률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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