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부 김춘연
기자로서의 나의 노력은 아직 ‘새것’

2023-03-31 08:47:17

2021년 3월 나는 연변일보사에 입사하게 되였다.

2년차 햇내기 기자이지만 75년의 력사를 지닌 당보에서 기자로 일한다는 것은 단순한 ‘밥벌이’ 수단이 아니라 막중한 책임과 사명감이 뒤받침해야 가능한 것임을 깨닫게 되였다.

독자로서 무심코 신문을 펼칠 때는 몰랐다. 신문지에 두부모만한 크기의 문장 몇줄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을… 기사 하나를 작성하려면 단어부터 문법, 신문의 기본 요소, 기사의 편폭, 방향성 등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다. 원고 작성부터 편집, 디자인, 교열 등등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루 신문이 꾸려진다.

어느 면에서나 초보인 나는 겨우겨우 원고 하나를 써내면 다음번 취재거리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웠다. 취재 내용이 정해지면 취재 대상과 련계해야 하는데 타고나길 내성적이여서인지 기자라는 직업을 시작하고 마주할 수밖에 없는 불편한 상황들이 더러 있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불쑥 전화해서 오래동안 알고 지내던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취재 요청을 하고 약속을 잡고 어떤 경우에는 상대의 내밀한 생각까지 물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어렵사리 취재를 끝내면 진짜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이였다. 내용을 정리하고 서두를 쓰는 것부터 한참을 고민한다. 그러다 원고를 바쳐야 할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어떻게든 써내야 한다는 긴박감에 속이 바질바질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고민 끝에 한 선배를 붙잡고 “기자라는 직업이 내겐 어울리지 않는다.”며 신세 한탄 겸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선배는 “나도 막상 글을 쓰려고 책상 앞에 앉으면 수많은 고민들을 하게 된다.”면서 “겉으로 보기에 다른 사람들은 쑥쑥 막힘없이 써내려가는 것 같지만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으니 너무 조바심을 갖지 말라.”고 다독였다. 또 “기다려줄테니 천천히 써봐, 미리 수정할 것부터 걱정하지 말고 일단 어떻게 든 써, 글도 많이 쓰다 보면 자연스레 늘게 되여있다.”며 재미있는 소재를 찾아주는 고마운 선배도 생겼다. 참 든든하고 위로가 되였다.

선배님들의 이런 얘기에 힘을 얻었고 취재하는 차수가 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이나 살아온 인생 얘기를 듣다 보니 저도 몰래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들이 생겼다. 해방전쟁, 항미원조 등 전쟁터에서 수십, 수백번 생사 고비를 넘기며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운 90여세 퇴역군인,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개인의 안위와 가정을 뒤로하고 일터를 고수해온 의료진, 30여년간 농촌마을에 뿌리박고 촌민들의 건강을 묵묵히 지킨 촌의, 의지할데 없는 로인과 아이들을 가족처럼 챙긴 사회구역당총지 서기… 그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지금 내가 맡은 일이나 부딪친 어려움은 아무 일도 아니라 느껴졌다. 부족한 필력으로 나마 그들의 이야기를 올곧이 전달할 수 있도록, 행여 그들의 사적에 루가 되지 않도록 더 깊이 고민하게 되였다.

  내게 기자라는 타이틀은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지만 조금 더 고민하고 발품을 팔면서 더 좋은 기사를 쓰도록 노력할 것이다. 아직 기자로서의 나의 노력은 ‘새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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