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을 받아안고 기념촬영을 남기는 로은걸.
“23살, 대학교 학업을 마치고 취직에 성공한 저는 미래가 탄탄한 ‘고속도로’ 일 줄로만 알았습니다. 저에게 그런 큰 시련이 닥칠 거라곤 꿈에서 조차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3일, 돈화시에 거주하는 장애인 로은걸(33세)은 이같이 말하면서 자기의 인생 이야기를 터놓았다.
1990년 돈화시에서 태여난 로은걸은 2012년에 대학교를 졸업하고 장춘시 모 회사에 취직했다. 부푼 꿈을 안고 하루하루 열심히 출근하던 그는 어느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부지런히 일하던중 갑자기 불의의 전기사고를 당하면서 당장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의식을 되찾고 눈을 떠보니 길림대학제1병원이였다. 여태까지 신나게 걷고 달리기를 했던 두 다리로 다시는 걸을 수 없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접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거울 속에 비친 자기의 심하게 훼손된 얼굴을 보면서 더구나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꿈많던 23세 청년 로은걸에게는 더이상 삶의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20여차례 크고 작은 수술을 마치고 로은걸은 부모님과 함께 고향인 돈화시로 돌아왔다.
하지만 돈화로 돌아와서도 집문 밖을 나설 때마다 누군가 “대학생이 저렇게 장애인이 되여 돌아왔다.”고 수군거리는 것만 같아서 외출하기조차 어려워했으며 예전처럼 걷지도 달리지도 못하는 자신의 다리를 보면서 날마다 절망감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집에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그는 어느날 창문 밖에서 자유롭게 날아예는 새를 바라보면서 “나도 저 새들처럼 날개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가?”라고 읊조리면서 필을 들고 종이장에 자기의 생각을 적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의 시 “나에게 날개를 달아주세요”가 완성되였다.
행여나 하는 마음에 시를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보였더니 모두들 잘 썼다고 칭찬했고 친구의 권유로 그는 시를 라지오방송에 투고했다. 그의 처녀작은 사람들의 호평을 얻게 되였고 길림교통1038 라지오 방송에까지 나가게 되였다.
아나운서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로은걸의 감수성이 어우러진 시는 많은 청취자들의 심경을 울렸다. “나도 누군가를 감동시킬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 로은걸은 그 후에도 시상이 떠오를 때마다 그자리에서 시를 끄적여보았는데 지금까지 쓴 시가 200여수에 달한다고 한다.
삶에 점차 희망을 가지게 된 로은걸은 비록 몸은 예전 같지 않지만 청춘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장애인 좌식배구와 탁구에도 도전했다.
“건강한 몸일 때는 운동에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다리를 잃고 나서야 건강한 몸이 얼마나 소중한 재산인지를 알게 되였습니다.”
로은걸은 매일 오후 돈화시장애인련협회에서 마련해준 활동실로 배구와 탁구 련습을 하러 다녔다. 그곳에서 그는 자기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많은 데다 그들은 자기보다 더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였다.
시작이 반이라고 큰 마음을 먹고 부지런히 탁구와 배구를 련습한 결과 그는 지난 5월 길림성장애인체육대회 탁구부문에서 1등의 영예를 받아안았고 그가 소속되여있는 돈화시지체장애인배구팀은 우리 주에서 앞자리를 차지하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한편 로은걸은 자기가 대학교 때 배웠던 컴퓨터 기술을 주변 장애인들에게 가르치는가 하면 글재간이라는 우세를 내세워 ‘돈화시람천애심협회’ 위챗 플랫폼에 글을 쓰고 선전하는 일도 도맡아하고 있다.
“제가 육체적으로는 누군가를 도와줄 수 없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글로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희망이 되고 싶습니다.”그의 당찬 자신심이다.
김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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