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꽃 (외 9수)□ 리종화

2023-01-20 09:46:50

동장군 일필휘지

멋지게 그렸어라


은백색 안개타고

백화가 피었건만


해님은 지우개도 없이

깔끔하게 지우네.


눈 길


눈 내려 덮어주니

티 하나 흔적 없고


산길은 굽이 돌아

눈 속에 숨었는가


그 옛날 엉덩이 다슬게

썰매 타던 길이여!


상고대


운무가 춤추나니

백화가 뒤질손가


라목들 가지마다

소담히 피였거늘


멋져라 동화 세계의

백설공주 같아라.


단 풍


산봉에 올라서서

뭇산을 바라보니


청산은 간곳없고

불길만 활활 타네


내 어찌 시에 다 쓰랴

저 절승인 모습을.


가을강


즐겁게 속삭이며

쉼없이 내리나니


락엽도 쪽배 타고

바다로 가려는가


뉘라서 강물의 끈질김

감탄하지 않으랴.


물오리


호수물 푸르도다

청단을 펼쳤는가


몰려든 재단사들

열심히 자르건만


어쩌나 종일 베어도

흔적조차 없어라.


파 도


미련을 못 버리고

또다시 오는 님아


아직도 싫증 없이

감돌아 들건만은


천년을 밀고 당긴들

초심이야 변하랴.


잡 초


꽃 하나 못 피운게

그렇게 큰 죄런가


운명이 기구하여

하찮게 살건만은


비물이 땅 못 씻어감은

그들 덕일 것이리.


화무 십일홍


매화가 붉다해도

며칠을 갈 것이며


권세가 있다한들

대 이어 누릴손가


두어라 겸손 해야만

고진감래 하리라.


안 개


소복히 내려앉은

선녀의 목도린가


청산을 휘감고서

살포시 잠자건만


알리라 해님 솟으면

  마중가야 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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