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아보카도 사랑’이 메히꼬의 숲을 파괴하고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아보카도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불법 벌채가 끊이지 않아서이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인의 아보카도 섭취량은 20년 전에 비해 3배 늘었다. 아보카도가 건강식품의 대명사로 떠오른 데다가 토스트, 캘리포니아롤 등 다양한 료리에 접목되면서 나온 현상이다.

미국이 메히꼬에서 아보카도를 수입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40년 전이지만 이제 량국의 아보카도 무역 규모는 27억딸라에 이를 정도로 주요 품목이 됐다. 문제는 메히꼬 서부를 중심으로 아보카도 재배를 위한 불법 삼림 벌채가 성행한다는 점이다.

아보카도 재배업자, 불법 벌목업자들이 기존의 숲을 밀어버리고 이곳에 아보카도 농장을 짓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산불이 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농경지 확보를 위해 일부러 지른 불이 대형 화재로 번지는 것이다.

환경단체 국제기후권리는 이렇게 재배된 아보카도가 미국 식품 류통업체에 공급된 뒤 주요 소매점에서 팔리는 사례를 이미 수십건 확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2021년 미국과 메히꼬는 2030년까지 삼림 벌채를 중단하겠다는 유엔의 협약에 서명했지만 미국에서 소비되는 아보카도의 약 90％가 메히꼬산인 상황에서 이런 협약은 무용지물이 됐다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불법 삼림개간에 부패공직자, 범죄조직 등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이다. 메히꼬의 최대 아보카도 생산지 미초아칸주에서 환경범죄를 담당하는 한 검찰 관계자는 불법 벌채 등 신고가 들어와도 12에이커(약 4만 8000평방메터) 이상 규모 아보카도 농장은 조사하지 말라는 상부의 지침이 있었다고 밝혔다.

2년 전 메히꼬 환경당국은 미국 농무부에 서한을 보내 불법 벌채지에서 생산된 아보카도가 미국으로 수출될 수 없도록 관련 협정을 개정하자고 제안했으나 답변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의 환경 운동가들은 불법 삼림벌채를 막기 위한 ‘외로운 싸움’을 벌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