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관 안의 옛 물건들은 땀 흘려 일한 선조들의 발자취이고 개혁개방 이후 마을의 생긴 눈에 보이는 변화들이며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촌민들의 열망입니다.” 10월 27일, 왕청현 왕청진 서위자촌의 향수관에서 한설 해설원이 방문객들에게 전시된 물품들을 소개했다. 2018년, 촌주재 공작대에서는 가구방문조사를 하는 기회를 빌어 촌민들의 집에 있는 옛 물건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2019년 촌에 향수관을 정식으로 세워 촌의 오래된 기억이 깃든 300여건의 옛 물건을 전시했다. 이는 동북3성에서 첫번째로 세워진 향수관이라고 했다.
향수관에 들어서니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봉황표 ‘28’자전거였다. 이 자전거는 김씨 성을 가진 한 촌민이 수십년 전에 사처에서 돈을 빌려 구매했던 것으로서 날씨가 춥든 덥든 이 자전거를 타고 마을 밖으로 가 일을 찾아하면서 돈을 벌었다고 했다. 그 후 세월이 지나면서 생활도 펴지고 자전거가 쓸모가 없게 됐지만 버리기가 아쉬워 계속 소장하고 있다가 마을에 향수관이 생기니 이곳에 기증했다고 한다.
더 들어가보니 쌍카세트테이프 록음기 한대가 놓여져있었는데 이 록음기는 리봉송 촌민이 기증한 것이라고 했다. 개혁개방의 좋은 정책을 빌어 짭짤한 수입을 올렸던 그는 촌에서 ‘사치품’을 장만한 첫 사람이라고 한다. 지금은 비록 현대 전자제품에 의해 도태된 물건이지만 그때의 기뻤던 추억이 깃들어있어 계속 보관해왔고 후에는 향수관에 기증했다고 한다.
향수관의 벽에는 촌민들이 찍은 옛 사진들도 있었다. 촌민들의 후대가 이곳에 와 참관하면서 우연히 자기 친인이 있는 사진을 보고 감동한 일도 있다고 한다. 향수관에는 옛날에 쓰던 보온병, 대야, 군용물병, 법랑컵 등 당시 촌민들의 로동과 생활의 모습이 깃든 물품들이 많았다.
전시되여있는 빨래방망이를 보느라니 세탁기가 없던 시절 마을 개울가에서 아낙네들이 빨래돌에 펴진 옷가지에 물을 촤르르 붓고 빨래방망이로 힘차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조선족절구를 보느라니 할머니가 양념을 만드느라 절구통에 마늘, 생강, 고추를 넣고 으깨고 있는 어릴 적 봤던 모습이 생각났고 흡사 그 고소한 냄새가 절구통에서 풍겨나오는 것 같기도 했다.
해설원에 따르면 현재 향수관은 마을 향촌관광의 중요한 한개 코스로 자리잡았다. 현재 촌에는 중수소 감소수(低氘水) 샘물터, 신석기시대 유적, 민간예술가 공작실, 청수만 낚시터, 뜨락경제 숯불구이마당, 옛 조선족민가, 오리농법 벼논, 경휘전병공장 등 관광코스가 있다.
글·사진 남광필 기자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