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백산 동북쪽 기슭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태줄을 끊고 장백의 폭포수 소리를 들으면서 자랐다. 언제부턴가 나는 ‘장백산시집’을 묶고 픈 욕심이 은근히 생겨났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나도 가슴 벅차고 힘에 부치는 일이여서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24년 벽두에, 그러니까 일흔고개에 올라서던 해에 시인 리성비는 비로소 ‘장백산시집’을 묶어야겠다는 긴박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작업에 착수, 일전 열번째 시집 《그리운 이 있으면 장백산에 가라》(연변인민출판사)를 출간했다. 시집은 연변작가협회 중점작품 지원프로젝트 도서 가운데 하나이다.
장백산의 생태자연, 자연경관을 읊은 시집 《그리운 이 있으면 장백산에 가라》는 제1부 <활화산>, 제2부 <고산대화원>, 제3부 <선녀와 나무군>, 제4부 <세줄기 강>, 제5부 <눈 우에 눈 날리는 장백산>으로 나누어 도합 146수를 수록했다.
“하늘 우에 꿋꿋이 머리를 추켜든 흰 뫼, 선녀가 내린 신비한 하늘의 못, 서로 둥글게 어깨겯고 선 열여섯 봉우리, 밤낮 지심을 울리는 폭포수. 하늘땅 수놓는 거폭의 무지개, 기암괴석, 대협곡, 대화원, 생태습지, 야생동물, 삼림경관, 세 강의 발원지… 그리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신비하고 기이한 현상들…”
이처럼 시집은 장백산의 생태와 자연경관에 대한 시인의 탐색과 발견, 상상과 구상을 시적으로 표상화하면서 장백산의 자연과 생태, 자연과 동식물, 자연과 인간, 자연과 강 그리고 자연과 우주를 깊이있게 펼쳐보였다. 시인은 장백산은 우주를 동반한 한부의 장편교향악과도 같다고 하면서 장백산의 자연경물은 가는 곳마다 감동이고 가는 곳마다에 태초의 시심이 묻혀있어 그 자체가 시적 이미지를 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세상에 와 이 한권의 시집을 구하는 것이 어쩌면 인생의 숙명이였을지도 모른다면서 장백산 자연경물을 읊조리면서 시작부터 량어깨가 무거웠다고 고백했다.
“이 세상 모든 사물은 보는 각도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진다. 내가 보고 느낀 장백산 생태자연, 자연경관 역시 그러할 것이다. 장백산 생태자연, 자연경관에 대한 나의 시적 탐색, 시적 발견, 시적 상상은 그대로 수박 겉 핥기나 다름없을 것이다. 돌아서면서 못다한 정, 못다한 사랑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리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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