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을 밝히는 인공불빛이 새들의 하루 일과를 바꾸고 있다.
미국 남일리노이대학 림업·원예학과 피즈 교수팀과 오클라호마주립대학 생물학과 길버트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도시 불빛 아래에서 활동하는 주행성 조류가 평균 50분 더 오래 노래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과학》에 발표했다. 주행성 조류는 야행성과 달리 해가 떠있는 낮시간대에 주로 활동하고 밤에 잠을 자는 새를 말한다.
연구팀은 시민과학 프로젝트 ‘버드웨더’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했다. 버드웨더는 세계 시민들이 설치한 자동 음향감지기 네트워크이다. 24시간 새소리가 록음된다.
전세계 자원봉사자들이 설치한 음향감지기가 기록한 1억 8000만건 이상의 새 울음소리를 인공지능 알고리즘 ‘버드넷’이 종별로 식별했다. 이를 위성으로 측정한 빛공해 자료와 결부해 분석한 결과 아침울음은 평균 18분 빨라지고 저녁울음은 32분 늦어졌다.
특히 눈이 큰 종, 개방형 둥지를 짓는 종, 철새, 서식 범위가 넓은 종일수록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눈이 큰 종은 아침울음을 35분 더 일찍 시작했고 56분 더 늦게까지 울었다. 인공조명 때문에 91분 정도 더 노래하는 셈이다. 이에 반해 눈이 작은 종은 노래하는 시간이 하루에 11분 정도 늘어났다.
연구팀은 “빛공해가 새들에게 반드시 해롭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루가 늘어난 만큼 먹이를 더 찾거나 번식활동을 늘일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휴식이 줄어들어 건강과 생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연구진은 “빛공해의 장기적 효과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를 규명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성과는 시민과학과 AI의 결합 덕분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버드웨더는 2021년 이후 전세계 1만 1000여 지점에서 14억건 이상의 새 울음소리를 기록해왔다. 피즈 교수는 “일반인이 집 앞마당에서 새소리를 기록하면서 전 지구적 보전 연구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시민과학의 진정한 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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