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철을 맞아 송이버섯 산지의 촌민들과 판매상들이 분망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15일 새벽 4시, 룡정시 삼합진 삼합촌이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이지만 촌민들이 하나둘 집문을 나서 걸음을 재우친다. 이들이 이렇게 일찍 집문을 나서는 까닭은 이 지역 명물이자 연변의 명물인 ‘삼합송이’ 때문이다. 차거운 공기가 산자락을 감싸고 있는 가운데 송이버섯을 찾기 위한 이들의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수십년 경력의 촌민 김모는 “8월말부터 송이가 나오기 시작했다. 도급 맡은 산에 새벽에 올라가 점심 11시쯤에 내려온다. 도급 맡은 면적이 넓은 촌민들은 시간이 더 걸리니 12시 내지 오후 1시에 내려온다.”고 소개했다. 익숙한 길을 따라 숲속에 당도한 그는 예리한 눈으로 주위를 수색하기 시작한다. 이때 갈색 락엽 사이로 희미하게 누런 것이 보인다. 그는 무릎을 꿇고 손가락으로 락엽을 살며시 걷어내고는 앞이 뾰족하게 깎인 30센치메터 정도 길이의 나무막대기를 흙 속으로 밀어넣었다가 살짝 들어올린다. ‘삼합송이’ 특유의 호피무늬 버섯대가 그 모습을 드러냈고 본지방 송이 특유의 진한 향기가 풍긴다. 그는 “송이를 캐서 진에 있는 특산물가게에 판다. 자가용이 있는 촌민들은 룡정시, 연길시에 가 파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연길시 수상시장에는 송이버섯을 파는 상인들이 수두룩했다. 송이버섯은 1등, 2등, 3등, 등외로 등급을 나누어 판매되고 있었다. 수상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송이버섯 앞을 지나가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가격을 묻는 경우도 있었다. 연길시 광화로의 송이판매 상가들도 요즘 바쁜 시기를 맞이했다. 한 가게에 들어서니 종업원들이 송이버섯을 열심히 포장하고 있었고 옆에는 ‘삼합송이’라고 씌여진 상자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는데 이날 외지에 택배로 보낼 물품이라고 했다.
훈춘시에서 송이버섯 장사를 하는 오씨 성을 가진 한 관계자에 따르면 훈춘 송이버섯은 12일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수확철이 한달 정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본지방 송이버섯을 하루에 백근 내지 이백근 정도 촌민들에게서 구입하고 있다고 했다. 주로 연변주내, 한국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14일, 108킬로그람의 신선한 송이버섯이 이른 새벽 연길시에서 출발해 흑룡강성 할빈태평국제공항에 도착했다. 1시간도 안되는 편리한 통관수속을 밟고 CZ683항공편에 실려 한국으로 출발했다. 이날 해당 항공편으로 송이버섯을 수출한 연변전명수출입무역유한회사의 책임자는 “연변의 송이철은 보통 8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진다. 한국은 송이버섯의 주요 수출시장이다. 올해 우리 회사의 수출 물량이 8톤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광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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