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대학 바로 옆에 자리잡은 한금옥소고기국밥집 앞에는 매일 밤 9시가 넘으면 환한 노란등이 보온상자를 비추고 있는데 보온상자 안에는 따뜻한 도시락들이 가지런히 놓여져 늦은 밤 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자그마한 ‘노란등’을 지키는 사람은 바로 연길시한금옥소고기국밥집 사장 김순금(50세)이다. 15살 때 식당에서 일하던 평범한 복무원에서 지금 38개의 가게를 운영하는 녀성 사업가로 성장한 그는 “선의는 고난을 밝게 비추는 빛이다.”며 매일같이 따뜻한 도시락으로 도시에 온정을 불어넣고 있다.
“어렵고 힘들 때 뜨끈한 밥 한그릇이 얼마나 소중하고 또 누군가 손을 내밀어주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20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김순금은 어려웠던 유년시절 주변 사람들의 따스한 선행이 지금까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속 깊은 공감과 고마움이 그의 무료 도시락 나눔의 출발점이 되였다.
김순금은 “가게가 바로 연변대학 옆이라 대학생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소박한 옷차림에 수줍은 표정의 학생들을 볼 때마다 옛날의 저를 떠올리게 됩니다. 눈길이 한번 더 가고 마음이 쓰이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밥이라도 먹이고 싶다는 생각에 매일 영업이 끝난 후 남은 신선한 식재료들로 도시락을 준비하게 되였습니다.”며 자식 같은 학생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저녁마다 정성껏 도시락을 만들어 가게 앞 보온상자에 넣어두고 필요한 학생들이 무료로 가져가도록 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수줍어 쉽게 무료 나눔 도시락을 가져가지 못하는 것을 느낀 김순금은 매일 가게 문 앞에 서서 지나가는 학생들을 보면 환한 미소로 반기며 학생들의 손에 도시락을 쥐여주군 했다. 학생들이 불편할가 봐 말 한마디도 더 하지 않고 가정상황도 묻지 않고 그저 환하게 웃으며 도시락만 건네는 김순금의 진심은 학생들의 마음을 녹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보온상자 속의 도시락도 하나둘씩 비워지기 시작했다.
정성껏 준비한 무료 도시락들이 점점 ‘인기’가 많아지자 김순금은 선행의 범위를 넓혀갔다. 환경미화원들이 새벽부터 일찍 나와 거리를 쓸고 배달원들이 차거운 바람을 맞으며 거리를 누비는 모습들이 마음 쓰였던 그는 하루종일 바쁘게 지내다 보면 끼니 거르기 일쑤인 그들에게도 온정을 전하기 시작했고 가게에서 식사하는 모든 환경미화원과 배달원들에게 모든 메뉴 20% 할인 가격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묻지도 않고 방해하지도 않는다’는 김순금이 스스로 정한 ‘선행’의 규칙이다. 그는 도움을 받는 사람들의 가정상황을 묻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입에 올리지도 않는다. 그의 선행은 오로지 행동으로 전달되고 있다. 가게 앞 보온상자에는 늘 그가 정성껏 준비한 단열보자기들이 도시락을 감싸고 있고 조선어와 중국어 두가지 언어로 쓰인 “따뜻한 식사, 필요하시면 가져가세요.”라는 안내문은 여러 민족 학생들을 모두 챙기고 싶은 따스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다.
“단지 사람들에게 한끼의 식사를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선행의 씨앗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김순금은 마음속에 품은 ‘소박한’ 바람을 위해 도시락 무료 나눔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매일 도시락을 담은 보온상자 옆에는 그의 마음이 담긴 따뜻한 문구가 붙어있다. “어둡고 긴 길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합니다.” 이는 김순금이 모든 낯선 사람들에게 보내는 격려이자 그 자신이 걸어온 인생의 ‘라침판’과 같은 말이기도 하다. 그는 평범한 일터에서 매일 정성껏 준비한 도시락으로 어려운 학생들 마음속 ‘등불’을 밝혀주고 있다. 김순금이 밝힌 이 작은 빛은 이젠 거리 전체로 퍼져나가 주변의 상인들도 그의 선행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마음속에 따스한 온정을 품고 그 온정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기 바쁜 김순금은 2025년 ‘연변 훌륭한 이’로 선정되기도 했다.
추춘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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