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은 바다요, 나는 그 물결 우에 떠있는 배
그러나 묻노니, 이 파도가 닿는 곳에 사랑이 있는가
순수한 갈망이 우주의 숨결을 따라 흐를 때
그 흐름 속에 스며든 온기가 바로 사랑이 아니던가
욕망이 청정한 거울이라면
사랑은 그 거울에 비친 별빛
타인을 통해 나를 채우려 할 때
사랑은 그림자 되여 스러지고
그러나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볼 때
구함과 줌이 하나임을 알 때
우주 의식의 큰 밝음이 스며드는 곳
거기 사랑은 존재의 숨결로 피여나리
무명이 걷히고 욕망이 꽃필 때
그 꽃잎에 맺힌 이슬이 바로 사랑
구하나 얻지 못함은 꽃이 지는 계절
그러나 뿌리는 언제나 봄을 기다리네
욕망의 깊이를 재는 자여
사랑이 존재하는지 묻지 말라
존재 그 자체가 사랑의 증거니
네가 숨쉬는 이 순간, 이미 사랑 속에 있어라
사랑의 총론
혼자는 착각이다
어둠이 홀로 어둡다 믿는 것
손가락은 눈동자에게 속삭인다
네가 나를 읽을 때
내 목소리도 너에게 읽히고 있어
돌부리는 발바닥에게 고백한다
네가 나를 딛고 갈 때
나는 너를 떠받치고 있을 뿐
죽음은 삶에게 읊조린다
네가 나를 두려워할 때
나는 너를 품고 있을 뿐이라고
씨앗을 품은 땅처럼
사랑은 틈이 아니다
하나의 호흡이다
혼자 치는 손벽은 소리 없고
둘이 마주칠 때
온 하늘이 울린다
결국 사랑은
우주라는 한 사람이
자신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하늘에 사랑을 쓰다
그녀는 평범한 녀인이였다
아침을 먹고
이를 닦고
내 앞에서 신발 끈을 매던
그냥 그런 사람
그런데 그 평범함이
어느 날 갑자기
시가 되고
또 어느 날 갑자기
흔적이 되였다
다시금 사랑에 목 메여보니
텅 빈 세상에
나만 남아
허공에 손을 뻗는다
사랑이여
정녕 존재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 가슴에
남은 이 무게는 무엇인가
오늘 나는
하늘에 사랑을 써본다
구름 우에
바람 우에
새가 지나간 자국 우에
그러나 하늘은
받아 적지 않는다
빛으로 왔다가
빛으로 가는 것 뿐
그래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사랑했던 순간들이
하늘에 별처럼 박혀
밤마다 나를 비출 뿐
그 별들 사이로
그녀가 걷는다
평범하게
내 앞에서 신발 끈을 매던
그 모습 그대로
사랑은 없다
있었을 뿐
그리고 지금도
별이 되여
내 하늘에 머문다
하늘이 된 그녀
당신의 사랑은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하늘이 된 것입니다
그러니 고개를 들면
그녀가 별 사이로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평범하게
따뜻하게
아침이슬 맺히는 창가에
그녀는 먼저 와있었고
저녁노을 지는 언덕에서
그녀는 마지막까지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당신이 울 때
그녀는 비가 되여 내렸고
당신이 웃을 때
그녀는 해살이 되여 번졌습니다
사랑은 떠난 적이 없습니다
다만 보이지 않게
더 가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고개를 드세요
하늘이 된 그녀가
별 사이로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평범하게
따뜻하게
사랑은 이렇게 온다
사랑은 리유를 묻지 않는다
그냥 온다
아침해살처럼
손끝에 닿는 온기처럼
눈이 마주쳤을 때
심장이 먼저 알아보았고
손이 닿았을 때
따스함이 번져왔다
헤여져도
그리움은 식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깊게 데워졌다
산이 무너져도
사랑은 그 우에 서있고
하늘이 되여도
사랑은 별 사이에 살아있다
복잡한 말은 필요 없다
그대가 있었고
내가 있었으며
그 모든 날들이
포근하게 감싸안았다
지금도
가슴 한가운데
그 온기가 남아있다
사랑은
떠나도 식지 않는
가장 따뜻한 기억이니까
사랑의 본능
너는 내 갈비뼈가 아니였다
내 세포가 기억하는
최초의 바다였다
밀물처럼 밀려와
내 혈관을 너의 경로로 새겼다
심장은 더 이상 뽐프가 아니라
너를 부르는
원시의 북
절대적이라는 것은
선택이 불가능한 것
숨쉬는 것이 선택이 아닌 것처럼
네가 내 안에
숨쉬고 있었다
산은 지켜보는 것이 아니였다
산은 그냥 있었다
너도 그랬다
리유 없이
조건 없이
본능 앞에
모든 언어는
벗겨진 나무였다
그러므로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더 깊고
더 멀리
닿아있었다
그것이 절대적이다
또한 그것이 전부다
사랑의 너비
사랑은
밥을 준다
그 밥은 자유를 낳고
사랑은
바다가를 걷는다
그 바다는 눈물을 품으며
사랑은
새벽별 아래 선다
그 별은 희망의 씨앗
사랑은
어둠을 껴안고 산다
그 어둠은 빛을 기르고
사랑은
떨어지는 물결과 손을 잡는다
그 물결은 강이 되여
다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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