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남의 한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에서 가져온 확인서 한장을 받았다. 학교가 기존의 9년 일관제 학교에서 12년 일관제 학교로 전환했다는 내용이였다. 유치원부터 이 학교에 다닌 아이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소학교부터 고중까지 교육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초중과 고중 진학 과정에서 치러야 했던 경쟁과 부담도 줄어든 것이다.
◆고중입시, 페지가 아닌 ‘역할의 변화’
근년간 12년 일관제 인재양성 모식을 탐색하고 있는 지역이 늘고 있다. 절강성 승사현은 지난해부터 고중입시시험의 선발 기능을 완화하고 현내 학생들이 모두 고중에 진학할 수 있는 ‘전원 직승’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호남성 루저시의 2개 학교도 2026년 가을학기부터 12년 일관제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상해, 길림, 사천성 성도, 내몽골 흥안맹 등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서는 ‘고중입시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각 지역 교육부문은 고중입시 자체를 페지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석했다. 교육계에서는 앞으로 고중입시의 역할이 달라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교육과학연구원 연구원 저조휘는 “고중단계 교육이 보편화되면서 고중입시의 단순한 진학 선발 기능은 이미 약해지고 있습니다. 고중은 기본적인 공공교육 봉사인 만큼 학교간 서렬화와 우수 학생을 선점하는 방식도 점차 바뀌여야 합니다. 고중입시 역시 학생을 선별하는 데서 벗어나 학생의 성장을 돕는 방향으로 전환되여야 합니다.”고 말했다.
◆입시 부담보다 중요한 ‘교육 공정성’
고중입시 개혁은 국가 차원의 교육정책으로도 추진되고 있다. 올해 2월에 소집된 전국 기초교육 중점사업 배치 회의와 6월에 발표된 “교육발전 ‘15차 5개년 계획’”에서는 고중입시 개혁과 함께 다양한 고중 진학 방식을 마련하고 과도한 입시경쟁을 완화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각 지역에서는 시험 과목을 줄이거나 난도를 낮추며 보통고중과 직업고중의 진학 비률 제한을 없애고 보통고중 배움터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개혁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기대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지역별 교육자원과 학교 수준에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개혁 방식까지 달라질 경우 오히려 교육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입시 경쟁이 줄어들면서 고중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저조휘는 “교육의 균형적인 발전이야말로 고중입시 개혁의 전제입니다. 12년 일관제와 같은 련결형 교육은 진학 부담을 덜어주고 모든 학생에게 공정하고 다양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모든 학생의 성장 과정이 반드시 하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학생의 특성과 필요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 교육 경로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고중입시 개혁, 시험만 바뀌여서는 안돼
고중입시 개혁은 시험 방식을 바꾸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고중은 보통고중과 직업고중으로 나뉘여있고 학교간 교육 수준에도 차이가 있는 만큼 교육체계 전반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하문대학 교육연구원 원장 별돈영은 “고중입시 개혁은 단순히 시험 과목이나 배점, 입학 방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평가 체계 전반을 다시 설계하는 일입니다. 특히 보통고중과 직업고중이 서로 다른 길을 걷기보다 기본적인 문화, 과학 지식을 배우는 동시에 직업기술, 로동 교육도 함께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고 말했다.
21세기 교육연구원 원장 웅병기도 “고중 교육이 보편화되는 시대에 직업교육의 방식 역시 달라져야 합니다. 직업교육을 보통고중에 접목한 종합고중을 확대할 필요도 있습니다.”고 말했다.
결국 고중입시 개혁이 지향하는 것은 ‘모두를 같은 길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알맞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며 ‘선발’을 위한 시험에서 ‘성장’을 위한 평가로 전환하는 것이다. 시험 역시 학생들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을 돕는 방향으로 바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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